
매드노인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평균 4.0
이 만화가 처음 연재되었을 당시 나의 강아지는 아주 어렸다. 그 어렸던 애가 강아지 별로 간 지 벌써 2년 반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슬프진 않았다. 노견이었고, 지병이 있었고, 크고 작은 수술을 치렀고, 먹는 약은 많았으며, 떠나기 몇 달 전부터는 간간이 발작을 했고, 눈과 귀가 녹슬었었다. 마지막 날 아침이 생생하다. 전날 먹은 것을 잔뜩 토하고 도통 맥을 못 추리기에 급히 동물 병원에 데려갔다. 그리고 다신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병원에서 이삼일을 버텼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주치의 선생님이 진료실을 내주셔서 밤새 같이 있을 수 있었다. 온 가족이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섰다. 주치의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안락사를 권했다. 우리는 동의했다. 엄마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은 아빠, 오빠, 내가 함께 했다. 호흡기를 떼고 주사를 놓는다. 가는 길에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생각해 본 적 없지만 본능적으로 계속 얘기했던 것 같다. 고마웠어, 사랑해, 꼭 다시 만나자……. 그렇게 가장 좋아하던 오빠의 품에 안겨 조용히 떠났다. 병원에서 연결해 준 반려동물 장례식장까지 아빠의 차를 타고 가면서, 나는 장례식장 측에서 요청받은 사진을 고르는 일에 전념했다. 강아지 사진을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골랐던 적이 없다. 사진 속의 강아지는 너무 밝고, 건강해 보인다. 옆 좌석 오빠가 안고 있는, 핑크색 ‘애착 담요’에 싸인, 싸늘하게 식어 딱딱하게 굳은 무언가와는 다르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장례식장에 도착해 아이의 이름, 생년월일 등 기본 정보를 적는데 장례지도사가 “어?” 놀란 소리를 냈다. ‘2008.07.05~2022.07.05.’ 온 날과 가는 날이 같았다. 꼬박 14년이었다. 얼떨떨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정말 14년이었나? 너무 금방 지나간 것 같은데. 우리는 주저 없이 가장 비싼 수의와 관을 골랐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믹스커피를 마시고, 한숨을 쉬고, 화장되는 것을 지켜보고, 스톤으로 만들어 집에 데려올 때까지 이상하게 눈물이 나지 않았다. 돌아온 집에는 죽은 강아지가 십여 년 전 낳은 다른 강아지가 있었다. 지금도 나의 옆에서 자고 있는 아이다. 그날 이 강아지를 품에 안으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늘 네 엄마가 죽었어. 이제 다시는 못 봐. 알기는 아냐 바보야. 우려했던 펫 로스는 오지 않았다. 나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걸까 생각했다. 유학 때문에 못 본 시간이 길어서 그런가. 자취를 시작한 후로 본가에 자주 안 가서 그런가. 이러면 한 마리 더 보낼 때에도 괜찮으려나.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의 사진을 꺼내 볼 수가 없다. 2022년 7월로 갤러리를 거슬러 올라갈 수가 없다. 아쉬워서 미안해서 그렇게 열심히 찍어댔건만. 뭐가 그리 무서운 건지 여전히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