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owtiz
4.5

요노스케 이야기
영화 ・ 2013
평균 3.9
2시간 40분의 긴 러닝 타임이 지루한 듯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였다. 초반에는 아 이래서 러닝타임이 길구나... 이런 장면은 좀 빼도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왜 이렇게 설정했는지 알 것 같은? 별 다를거 없는 풍경인 한 장면을 오래 보여준다던가, 대사 없이 인물의 특별하지 않은 행동을 오래 비춘다거나. 결국은 '평범한, 너무 평범해서 웃음이 나는' 사람을 표현하려고 했던게 아닐까. 큰 매력이 안 느껴지던 '요노스케'라는 인물에게 점점 설득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보통은 극 속에서의 인물에게는 큰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대체로 평범하지 않으며(엄청나게 정의롭다거나, 착하다거나 혹은 나쁘다거나) 결국은 모든 일을 잘 해결하고 좋은 결말을 맞이해서 기대가 되지 않지만, 요노스케는 마치 내 일상 같은 잔잔하고 소소한 사건 속에서 평범하게 웃다가 평범하게 말해서 그에게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극 중 인물이 내게로 점점 다가와서 내 친구가 된 것 같았다. 친구랑 수다 떨 때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는 느낌? 이미 존재하는 친구 같기도 하고 이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클리셰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영화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요노스케의 평범한 이야기를 아주 평범하게, 과장 없이 그려냄으로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잘 표현 했다는 것? 요노스케가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은 물론, 요노스케가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영향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요노스케가 쇼코에게, 쇼코가 요노스케에게 서로 미치는 영향과, 짧은 만남이지만 옆 집 남자가 요노스케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봤다. 그 사진 작가가 찍은 요노스케의 옆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끝까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고. "단지 그 사람을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득을 본 기분이야." 그 기분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면서,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기억될지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난 요노스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 나와 관련된 어떤 키워드 하나를 듣고 나를 떠올리며, 웃음 짓는다면 참 좋겠다. 2015년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