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유정
5 years ago

외로운 남자
평균 3.8
2021년 08월 04일에 봄
월요일은 주 중에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견디기 힘든 날이었다. 아틀라스가 지구를 젊어졌듯이 나는 돌아올 한 주를 등에 지고 있었다. 월요일 저녁엔 육분의 일의 짐을 더는 것이다. 날마다 짐은 가벼워졌다. 금요일 저녁에 나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이 남아 있으나 자유로운 오후는 우리 것이었다. 나는 호사스럽고 즐겁게 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침대에 누워 지냈다. 토요일 저녁이면, 고통스러운 월요일까지 일요일 하루만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월요일이 한 주에서 가장 무겁고 부담스러운 날이라면 일요일은 가장 공허했다. -16쪽. 왜 인간은 그 순간에는 웃어넘기지 못할 까? 모든 것은 지나가게 마련이니 심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지나간다기보다는 모든 게 멀어져간다는 게 맞겠지. 그리고 모든 것은 회상의 시선으로 포용하고, 살피고, 분석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분명한 외관을 지닌 총체를 이룬다. 아침의 커피 향기, 수프에 빠진 하찮고 우스꽝스러운 파리, 이 모든 것이 허상임을 알아차린다면 나그네 격인 인간은 회한만 느낄 뿐이다. 병고, 전염병, 고문, 전쟁도 일단 멀어지면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처절한 현실을 통해 관조, 구경할 따름이다. -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