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랼리

랼리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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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루

책 ・ 2023

평균 3.9

2023년 12월 31일에 봄

"나는 보이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프루, 9p) "배우가 망각의 불안에 사로잡힐 때, 예기치 않게 기억이 꼬일 때, 현실에서 갈피를 못 잡을 때, 자신이 유한한 존재이고,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 잠시 빌려온 연약한 육신일 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때, 그를 단어로 구하기, 그의 귀에 속삭이기, 그를 소생시키기, 그에게 대본을 조용히 일러주기, 그에게 생각과 의미와 몸짓을 되돌려주기. 이것이 오늘 우리가 말해야 할 이야기이자,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것들입니다." (소프루, 12p)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건 알아요.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죠. 그렇지만 끝이 오기도 전에 우리가 정말로 끝을 이야기해야 하나요? 어떤 것이 존재하는 동안만큼이라도 그냥 좋아하면 안되나요?" (소프루, 81p) "삶의 근간이 되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주장하는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알기. (…) 죽음을 밀어내고 세상을 보러 떠나기. (…) 늘 그래왔듯이 힘든 시간 속에서 살아남는 일의 달콤한 괴로움을 음미하기. (…) 우리가 듣고 싶지 않을 때에도 늘 그곳에 있었던, 침묵 사이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를 듣기. 바람의 소리를, 생각의 호흡을, 장소의 정신을, 우리가 처음으로 자신을 마주한, 하나뿐인 그 짧은 순간을 지켜내기. 무엇보다 죽지 않을 것." (소프루, 84~86p)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옆에 있는 귀가 사랑하는 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의 삶이 전과 후로 나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지,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젠가 사랑했었고 그게 전부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지." (그녀가 죽는 방식, 135p) “너는 다르지 않을 거야. 너는 언제나 너의 의심과 너 자신에 대한 영원한 불만과, 변화하려는 헛된 노력과, 실패와, 완전한 행복과, 영원한 쾌락에 대한 희망과, 결코 얻지 못할 욕망과 기쁨을 가진 너 자신일 거야.” (그녀가 죽는 방식, 177p) "이해할 필요 없어. 그냥 나를 믿으면 돼. 가지 마. 그러면 내가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나는 차라리 떠나서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싶어." (그녀가 죽는 방식, 178p) "왜냐하면 우리가 희미한 빛 속에서 살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가끔 단어, 문장, 문단처럼 세상을 밝히는 덧없는 불빛이 있지. 그래서 우리는 삶 속에서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을 보는 거야." (그녀가 죽는 방식, 180p) "우리는 모두 소멸의 운명을 지녔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각과 싸우기를 원하니까. 기억하기를 희망하니까. 우리가 발견한 진실이, 우리가 만난 아름다움이 숨에서 숨으로 전해지길 원하니까."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