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
9 months ago

신명
평균 2.1
보면서 내내 열불이 끓었다. 삼풍, 세월호, 오송, 이태원은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다. 애먼 사람들이 죽은 사회적 참사다. 정치성을 도려낼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한다.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도 세월호 유가족을 다룬 《생일》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몹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런데 겨우 전 대통령 내외를 모욕주겠답시고, 그 모든 죽음을 한낱 굿판 장난질 취급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어찌 그러고도 감히 진보를 참칭하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필요 이상으로 선정적이고 과격한 묘사는 그렇지 않아도 저질스러운 각본을 더욱 볼품 없이 만든다. 김건희가 처벌받아야 하는 까닭은 뚜쟁이어서가 아니다. 국가 시스템을 농락하고, 나아가 완전히 파괴하려 한 악인이기 때문이다. 여성, 무속인, 뚜쟁이, 성접대는 그녀를 욕보이기는커녕 제작진의 얄팍한 윤리적 밑천만 드러낼 뿐이다. 정말 실망스럽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정적을 욕보이는 데만 함몰된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제발 정신 차리시라. 엄동설한의 날씨에 이러자고 광장에 모인 것이 아니지 않은가. 《신명》이 속죄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당장 영화관에서 내려야 한다.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것이 광장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