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김선규

김선규

6 month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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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렛 더 썬

영화 ・ 2025

평균 2.9

한 인물을 오래 응시하거나 텅 빈 거리와 웅장한 건축물을 롱숏으로 담아내는 연출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영화의 독특한 세계관을 체감하게 하며, 감독 특유의 미학을 드러낸다. 기후 변화로 낮과 밤이 뒤바뀐 미래 속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연결은 희박해지고 고립감은 깊어진다. 요나는 니카의 아버지 역할을 대신하는 ‘서비스’로 그녀의 삶에 들어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관계는 계약의 틀을 넘어선다. 니카에게는 아버지의 부재가, 요나에게는 가족의 부재가 남긴 결핍이 있었고, 이 공백은 서로를 끌어당기며 진실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요나의 모습은 결국 인간이 어떤 세계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며, 누군가의 웃음과 손길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리를 찾는 게 아닐까. 영화는 고립된 미래를 그리면서도,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