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렛 더 썬
Don't Let the Sun
2025 · SF/드라마 · 스위스, 이탈리아
1시간 38분

세 편의 다큐멘터리로 한국 관객에게 꾸준히 소개된 쥔트의 첫 번째 드라마다. 누군가가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사회의 이야기는 인간관계의 다큐를 만들어온 쥔트의 영화답다. 가족을 못 느낀 채 대리의 삶을 살아온 남자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아빠가 필요 없다고 여기는 소녀와 만난다. 그런데 이건 SF다. 태양열로 인해 낮엔 외출하기를 꺼리는 미래. 인적이 사라진 백주의 거리는 메말라 바삭거리는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게 은유가 아님은, 그간 쥔트가 다큐를 찍으며 보았던 세상의 단면이기 때문이다. 생기가 사라진 풍경과 달리, 쥔트는 여전히 따뜻하고 정겨운 태도로 인물을 대한다. 적당한 멜랑콜리는 쥔트 영화 특유의 정서인데, 극의 말미에서 울컥하더라도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곧 크레딧에서 제목 뒤로 숨겨진 문구를 발견할 테니 말이다. (이용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Fridaythe13th
2.0
변주 없는 이미지들의 불필요한 반복. -30th BIFF 낮에 내리쬐는 인공태양의 열기와 밤에 나타나는 사람간 온기의 대비를 통해 별다른 대사나 사건 없이도 주제를 쉽게 암시한다는 점에서 SF 장르를 빌려온 이유는 충분해보인다. 다만 변주가 거의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이미지들의 반복이며, 단순히 정적일 뿐인 경직된 샷들은 영화가 의도하는 공기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 결국 감성에 젖게 만들기는커녕 심지어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DS
3.0
살을 맞대는 유대라고는 레슬링 겨루기밖에 없는 세계관 속에서 진실된 관계를 갈망한다. 작중 요나는 가짜 관계를 진짜처럼 흉내내는 렌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거짓된 진실을 포장하면 할수록 요나의 내면은 바깥 세상의 기온만큼이나 타들어간다. 더는 버티지 못할 만큼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타오르는 햇볕을 쬐며 죽음을 결심하지만 이내 천사처럼 나타난 한 노숙인에 의해 다시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윽고 요나가 찾아간 곳은 소녀 니카와 함께 놀러 갔었던 올빼미 펫샵. 올빼미는 작중에서 행복을 의미한다고 한다. 다시 찾아간 그곳에서 요나는 행복과도 같은 니카를 조우하게 되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오를 수 있을 거라는 니카의 희미한 웃음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엔딩 삽입곡의 제목이 Hello Future Me 라는 점도 그러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30th 2025 BIFF
그냥영화많이보는사람
2.5
제목인 <Don't Let the Sun>은 아마 엘튼 존의 노래인 <Don't Let the Sun Going Down on Me>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해석하자면 '태양이 (동사)를 하지 못하게 하라' 정도일텐데 원래 Sun 뒤에 동사가 있어야하므로 영화를 보며 그곳에 들어갈 동사를 떠올려보라는 것이겠지... 배경 설정이 해가 떠있을 때 섭씨 49도는 우습게 찍는 기후 위기 속 근미래인데,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실내에서 혹은 해가 진 후에 활동을 하게 되고 자연스레 사람들 간의 교류가 적어진다. 기후 위기와 또다른 현 시대의 문제인 고립감을 자연스레 연결지은 점은 좋았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수행해주고 돈을 받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애인, 더 나아가서 거식증 환자 대신 폭식을 하는 역할도 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외로움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사실 자신이 대행해 왔던 자리들은 또다른 이가 쉽게 대체할 수 있었기에(애초에 본인부터 대체품이었기에) 본인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회의가 생기고 만다. 다른 사람과 유일하게 맨몸을 맞댈 수 있는 모임도 있으나 그저 잠시 부딪힐 뿐 꼭 끌어안으려 하면 뿌리쳐진다. 태양으로 나아가 죽음을 택하려했지만 결국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버지가 없이 자란 소녀와의 관계를 통해 회복해나가는 이야기.
noeyeaj
4.0
태양이 악이 된 세계에선 모두가 절망적이라서 오히려 서로에 대한 경계심은 한점도 없이 서로를 보듬어준다 처음본 남자가 아이와 밤새 놀아도, 처음본 노부부의 집에 들어가 식사를 해도. 햇빛을 안보면 우울증걸린다는 간단한 사실을 이런 창의력으로 풀어내다니 난 역시 근미래물을 좋아함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 역할대행 업체로 먹고사는 것에 대한 면의 수치심을 매일 물로 씻어냄. 에너지를 되찾고자 밤에 서로 맨몸을 부딪치는 그림까지. 레슬링 장면이 나올때 정말 소름끼쳤다 마지막에 니카가 대사를 하지 않아 좋았다 난 아빠가 역시 필요해요/필요하지 않아요 라는 내용은 아니었을것같다 어쨌든 현재세대가 미래세대에게 남긴 모습을 담은 영화니까 죄책감이 콕콕찌르는 마음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영상은 또 왜이렇게 아름다운지.. 2025 BIFF
김선규
3.0
한 인물을 오래 응시하거나 텅 빈 거리와 웅장한 건축물을 롱숏으로 담아내는 연출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영화의 독특한 세계관을 체감하게 하며, 감독 특유의 미학을 드러낸다. 기후 변화로 낮과 밤이 뒤바뀐 미래 속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연결은 희박해지고 고립감은 깊어진다. 요나는 니카의 아버지 역할을 대신하는 ‘서비스’로 그녀의 삶에 들어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관계는 계약의 틀을 넘어선다. 니카에게는 아버지의 부재가, 요나에게는 가족의 부재가 남긴 결핍이 있었고, 이 공백은 서로를 끌어당기며 진실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요나의 모습은 결국 인간이 어떤 세계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며, 누군가의 웃음과 손길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리를 찾는 게 아닐까. 영화는 고립된 미래를 그리면서도,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bon bon
2.0
시간과 반복되는 장면으로 관객에게 감정을 강요한다고 느껴짐. 그것과 별개로 감독님께서 제발 부디 여름에 한국에 와보시길 바람. 한국에선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영화.
이랑
2.0
메세지는 알겠는데 영화라는 매체를 도구로서 전혀 활용을 못하는 느낌… 이렇게 늘어질 필요가 있나…
렉시턴의 유령
2.0
침묵으로는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볼수가 없다 그저 답답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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