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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의 옴니버스 대작. 본래 인류와 자연은 하나 였고 인간은 자연의 섭리 속에 살아야 했다. 그러나 자연과의 약속을 인간은 어기게 된다. 비오듯 쏟아지는 복숭아 꽃잎이 꿈을 꾸면서도 인간들은 복숭아나무를 전부 잘라버린다. 산업화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짓밟는다. 그리고 인간은 눈보라 속에 헤매이지만 자연은 한번더 그 들을 보듬어 준다. 그 들의 안식처는 바로 옆에 있었던 것이다. 전쟁의 망령은 떨쳐지지 않았다. 전쟁으로 떠난 이들은 구천을 방황하고 가족들은 하염없이 그 들을 기다린다. 남은 중대장은 다시 피묻은 개의 망령에 위협당한다. 한 화가가 반 고호의 그림속으로 고호를 찾아간다. 마지막 까마귀 떼를 만나고 그는 다시 그림 밖에서 까마귀 떼를 보고 있다. 한남자는 꿈을꾼다. 후지산이 붉게 변해 폭발하고 플로토늄이 유출되어 일본 대륙은 방사능에 오염되고 검은 양복의 관료가 자기 탓이라며 사과한다. 인간들은 도깨비로 변하고 화산재 위데 거대한 민들레들이 피어난다. 다시 아름다운 한 마을,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고 마을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배신하고 떠났지만 그 들은 또 축제를 열어간다. 그 남자는 시냇가의 민들레를 꺾어 시냇가 돌 재단에 바치고 다시 길을 떠나가고 카메라는 흐르는 시냇물 속의 수초의 흐름을 잡는다. 사실 옴니버스라고 하기엔 각각의 작품이 너무 순차적으로 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 영상과 암시적 미학과 색채는 구로사와 아키라가 일생동안 바라 본 일본의 역사와 변화, 또는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일본은 자연을 배신하고 산업화를 이루었으며 전쟁을 일으켜 그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재앙을 일으켜 괴물을 만들었지만 남은자들의 삶은 또 계속된다. 에피소드중 "붉은 후지산" 후쿠시마 원전 사건을 예견한 덧 같아 흠칫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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