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라색 후드티

회신 지연
평균 3.7
0. 한줄평 모든 규정된 범주는 불안하고 미끄러지는 법임을 탈구축해버리는 데리다적이고 들뢰즈적인 시집 1. 총평 나는 너무 좋았다. 포스트구조주의적인 시였다. 제목에 지연이 들어갔기에 이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데리다적으로 들뢰즈적으로 읽혔다. 좋은 시집이었다. 다음 시집도 기대 중. 2. 첫 시 「문서 정보」 첫 시부터 이 시집의 전체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자라고 생각"했고 "디스포리아"를 느꼈으나 "자매애"로 묶일 때는 "이상하다"고. "문자 수"는 "공백 포함"이다. 즉 규정되는 범주에 대한 의문을 품는 시. 여자가 아니라 여자라고 "생각"했고 디스포리아를 느꼈으나 자매애로 묶였을 때는 반발심이 있는 것. 매끈한 언어는 존재의 모든 것을 포괄하지 않는다. 시의 제목처럼 문서 정보에는 "공백"이 담겨 있다. 글자만이 아니라 공백까지도 문서의 정보가 되며, 곧 삶에서도 공백-우리가 알지 못하는 규정되지 않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 즉 공백을 보겠다는 시집의 의도가 담겨 있다. 3. 포스트구조주의적 제목에 '지연'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데리다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에이 설마 데리다겠어 했지만, 두 번째 시 「교외 실습」을 보면 "시간을 다루는 법"을 마법으로 비유한다. 언어는 규범은 의미는 도착하지 않고, 과거-현재-미래는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베르그송이 말하듯 겹겹이 쌓이고 소환되고 마주친다는 것. 또한 의미의 규정은 결국 '집합'을 통해 가능하듯이 (이것은 매우 들뢰즈적) 반대로 집합을 해체하면 실제 공백 안에 담긴 또다른 삶을 우리는 엿볼 수 있다. (철학 잘 아는 척함) 4. 결론 그러므로 이 시는 계속해서 "순서에 맞게 배열"(15쪽)하라고 주문하거나, 매끈하게 "번역하는 일을 자주 포기하는"(21쪽) 마음을 담고 있거나, 이물감이 들지 않는 유일한 언어인 비유를 잃어버리자 "어긋나는 기분"(28쪽)을 느낀다거나, "허구적 시간과 실제 시간의 불일치는 발생할 수 있다"(39쪽)고 전제하거나, 이 문장을 읽지 말라고 썼지만 결국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47쪽)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음 시집이 기대되는 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