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JJ

JJ

7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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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책 ・ 2018

평균 3.4

"니체의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심연 또한 우리 안으로 들어와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책 제목을 보고 단순히 영화에 대한 글쓰기인 줄 알았는데, 영화 기자의 삶, 한국 영화 잡지의 역사, 한국 영화의 단상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 본인이 강조한 바를 몸소 실천하듯이 매우 구체적인 예를 들며 열띤 목소리를 들려준다. 한국 영화에 대한 단상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내가 언제부터인가 한국영화를 소홀히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기획상업영화가 나쁜 건 아니나 내 취향이 아니었고, 세태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내용은 마음에 들었지만 때때로 "악을 처단하기 위해 또다른 악이 되는" 주인공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깔린 분위기가 못내 마음에 걸린 듯하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고 깨부수는 장면은 통쾌하고 속이 후련하지만, 그러기 위해 자의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괴물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불편한 건 내가 끔찍한 원리원칙주의자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영화 감상/평론 쓰기에 대한 방법은 부담없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특히 글의 구성은 오늘부터 당장 적용해보자 결심하게 만든다. 첫 문장은 언제나 강조되지만, 어떤 내용-여기서는 대사/장면/인물/사건-을 써야할 지에 대한 내용은 참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부분이다. "글쓰기 근육" 단련을 위해 힘내라는 격려마저 느껴진다. 글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 관련 서적만 점점 쌓여 가는데, 이 책은 한동안 곁에 두고 곱씹을 듯하다. 2019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