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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hmore

rushmore

4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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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책 ・ 2012

평균 4.1

"문득 전쟁이나 다시 휩쓸었으면 싶었다. 오빠들이 죽은 후에도 내 인생이 있다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내가 죽은 후에도 타인의 인생이 있다는 건 참을 수 없다. 다시 전쟁이 몰려왔으면. 지금의 나는 전쟁에 의해 구제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렇게 해서 비롯된 내 전쟁에 대한 갈망은 하루하루 그 열도를 더해갔다. 전쟁이 끊임없이 되풀이됐으면. 그러나 전쟁이라면 곧 떠오르는 핏빛 홑청과 젊은 육신의 처참한 파편들, 나는 그 부분은 망각하려고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고 낙엽 위를 뒹굴었다. 나는 매일같이 이렇게 푹신한 낙엽 위에서 몸부림 치고 낙엽은 하루하루 두텁게 쌓여 나를 포근히 안았다." 외롭고 고독하고 상처받은 여자의 욕망을 이렇게나 유려하게 쓰시다니요 선생님.. 박완서 작가를 너무 늦게 접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