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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작가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한 첫 작품
스무 살, 순수하고 젊은 날의 황량한 기억
1.4후퇴 후, 암담하고 불안한 시기에 텅 빈 서울에 남겨진 사람들의 전쟁의 상흔과 사랑, 예술에 대한 사랑 등 생생한 이야기를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는 스무 살 여성의 시각에서 담아낸 이 작품은, 박완서 작가가 스무 살에 PX 초상화부에 근무하며 만난 故박수근 화백을 떠올리며 쓴 소설이다.
박완서는 1970년, 제1회 <여성동아> 여류 장편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며 마흔에 작가로 데뷔했다. 『나목』은 박완서 작가의 대표작인 동시에 ‘40세에 썼지만, 가히 20세 미만의 젊고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쓴 가장 사랑한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의 일주기에 맞춰, 생전에 작가가 직접 손봐온 원고가 도서출판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묶여 공개됐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2011년 10월 20일 작가의 팔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던 기획으로서, 첫 작품인 『나목』부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박완서의 장편소설 및 연작소설 15종(22권)을 최초 집필 시기 순(연재 시작 시기 기준)으로 모아 다듬어 선보일 방대한 기획이었다. 한국 사회의 발자취와 변혁을 개인의 시각에서 다뤄온 박완서의 작품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의 맥락을 문학 안에서 집대성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2011년 1월 22일,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작가가 담낭암으로 타계한 뒤, 그간 함께해온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작가의 뜻을 이어받아 원고를 다듬고, 일주기를 기해 출간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본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작가의 첫 등단작인 『나목』,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를 그린 자전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비롯하여 마지막 장편 소설인 『그 남자네 집』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가의 유일한 연작 소설인 『엄마의 말뚝』도 본 목록에 들어 있다.
독자를 위해 새로이 구성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박완서 작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 읽어도 전혀 시대적 이질감이 없다는 데 있다. 이에, 국내 최고 북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오진경은 기존에 이미 작품을 읽은 오랜 독자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앞으로 작품을 만날 미지의 독자들에게는 시간을 초월한 모던한 감성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작품 각각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개별 작품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모여 전집의 통일성을 갖추며 박완서 문학의 고유한 멋을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박완서 작품은 제목만 보아도 작가 자체를 느낄 수 있기에, 제목을 최대한 디자인에 활용해 작품의 특징을 드러내고자 했다. 기존에 있는 서체로는 작품의 특징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수직선과 수평선을 기본으로 획을 더하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작품들만을 위한 글자를 제작했다. 번지는 듯 아스라한 농담(濃淡)과 저채도의 따뜻한 색감, 소박한 질감을 모티브로 하고, 그 외의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여 작품마다 조각보로 수놓은 듯하면서도 각 작품의 개성을 살리는 제목을 만들어 표지 전체 이미지로 사용했다.
또한 작품 자체로 처음 접근하는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본문에는 작가 화보를 따로 넣지 않았다. 대신 전집 스물두 권에 작가의 각기 다른 사진들을 넣어 책을 펼치면 마치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본문 및 표지에 들어간 작가의 사진 대부분은 되도록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사진이나 작품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 만한 사진을 실었으며, 평상시 가족과 지인들이 찍은 사진을 주로 수록하여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고도 따뜻한 느낌이 더욱 살아 있다.
이미 오랜 시기를 향유하고 사랑받은 책들이지만 그 사이 맞춤법 규정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판본에서는 국립국어원 맞춤법 규정을 따르되 작가의 고유한 표현, 어조, 시대를 특정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글의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매만지는 데 집중하였다. 또한 국내 문학, 동아시아 문화 전문가, 외국인 교수(박완서의 「재수굿」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영역한 스티븐 엡스타인) 등 박완서 문학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인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의 전문가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을 위해 박완서를 새롭게 해석한 깊이 있는 해설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사다난한 80년 삶 동안 쌓은 삶의 언어, 감각의 언어
선생님의 장편소설을 다시 읽고 재평가하는 작업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듯 방대했다. ‘박완서 문학’의 폭과 깊이, 그리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확인한 축복의 시간이었다. ‘박완서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다. 파내고 파내어도 늘 샘솟는 듯 살아 있는 이야기와, 예스러우면서도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세련된 표현으로, 모국어의 진경을 펼쳐 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활달한 언어가 주는 힘은 우리들을 뜨겁게 매료시켰으며, 이는 아름다운 문학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기획의 글」 중에서)
박완서의 글은 마치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고 마치 보물 창고같이 뜻밖의 어휘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이는 부드러운 문장 속에서 시기와 지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언어를 찾아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박완서는 꼭 딱딱한 글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비판적 시선을 흐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의 작품들로써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기본 성향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삶의 경험, 언어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박완서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 민주주의 확산, 계층 격차 심화 등 삶의 여정에서 경험한 한국 사회의 빠르고 굵직한 변화상을 문학으로 끌어들였다. 한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 해석하고, 한국 사회가 간과하던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관통함으로써, 문학의 역할을 현 사회상을 반영하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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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ung_Wonly
4.0
여성들을 위한 여류 장편소설 공모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및 문학상이 그것이다. 제 1회 수상자가 바로 박완서 작가였고, 작품은 <나목>이었다. 여성동아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분 이야기를 어깨 너머로 들은 적이 있다. 심사와 수상작 선정이 마무리 되는 중에 편집부에 문의 연락이 왔다고 한다. 전화를 준 사람은 "여자가 아닌데 어떡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여성문학 응모조건은 당연히 여성만 응모가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전화를 한 사람은 수상자였다. 그런데 이 수상자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는, 그러니까 법적으로 남자였던 것이다. 작품은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차분히 전개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누가 읽어도 여성으로서 쓴 글이었다며 심사위원 자격으로 글을 읽었던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법적 성별이 남자였으므로 수상은 취소되어야 마땅했다. 본인은 남자가 아니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그 사정을 딱하게 여겨 편집부에 이렇게 말했단다. "문학은 법에 앞선다. 그 사람은 남성이 아니다. 책임진다. 그대로 당선시키자." 시상식 때 수상자 어머니도 참석했고 아들로 태어나 딸이 된 자식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통곡하는 바람에, 시상식장이 눈물 바다가 됐다고 했다. . . . 한국 문학의 큰 별들은 하나같이 늙은 남성이거나 청장년 남성이다. 여성들은 나이가 많아져서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대우를 받았다. 젊은 여성들은 제외됐다. 90년대 중후반 까지. 여성은, 특히 젊은 여성은 문학 속 묘사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었다. 남자가 여성에 대해 쓰는 것이 문학의 주류였고, 남자가 여성을 그리는 게 예술이었다. 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고, 문단만의 문제도 아니다. 물론 전처럼 대놓고 차별하는 그런 시절은 이제 끝났다. 하지만 그 버릇이 남은 사람들이 버젓이 세상에 살아있고, 무엇보다 권력이 유지되고 있다. 이 습관은 문학계 뿐 아니라 국가와 세계를 이루는 각종 사회 요소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리고 트랜스젠더 수상자의 이야기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문학이 아무리 법에 앞서더라도 문학계를 주름 잡고 있는 남성들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터진다. 남자는 묘사하고, 여자는 묘사되는 구도를 가진 인류사회와 거기에서 탄생한 유명하다는 문학작품들은 모두 터지고 있다. 나를 틀리고 왜곡되게 묘사해놓은 내용에 분노하며.
ㅇㅈㅇ
5.0
문장 표현력의 정점.
곽은송
5.0
소외된 짙은 고독과 절망. 울지 않으려고 사나워지던 스무살의 아릿함.
벼리양
4.5
“경아, 경아는 나로부터 놓여나야 돼. 경아는 나를 사랑한 게 아냐. 나를 통해 아버지와 오빠를 환상하고 있었던 것뿐이야. 이제 그 환상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봐 응? 용감히 혼자가 되는 거야. 용감한 고아가 돼봐. 경아라면 할 수 있어. 자기가 혼자라는 사실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여. 떳떳하고 용감한 고아로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 봐. 사랑도 꿈도 다시 시작해 봐.”
김세민
5.0
나를 후벼 파는 외로움
문서희
5.0
올해 만난 책 중에서 가장 좋았다. 문장 하나 하나가 가슴에 와닿았고 그 여운때문에 그 날은 잠에 들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문장들을 썼는지 정말 감탄과 탄식의 반복이었다. 조만간 다시 이 여운이 잦아들면 2회독을 해볼 예정이다. 그래도 여전히 좋을듯.
rushmore
5.0
"문득 전쟁이나 다시 휩쓸었으면 싶었다. 오빠들이 죽은 후에도 내 인생이 있다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내가 죽은 후에도 타인의 인생이 있다는 건 참을 수 없다. 다시 전쟁이 몰려왔으면. 지금의 나는 전쟁에 의해 구제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렇게 해서 비롯된 내 전쟁에 대한 갈망은 하루하루 그 열도를 더해갔다. 전쟁이 끊임없이 되풀이됐으면. 그러나 전쟁이라면 곧 떠오르는 핏빛 홑청과 젊은 육신의 처참한 파편들, 나는 그 부분은 망각하려고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고 낙엽 위를 뒹굴었다. 나는 매일같이 이렇게 푹신한 낙엽 위에서 몸부림 치고 낙엽은 하루하루 두텁게 쌓여 나를 포근히 안았다." 외롭고 고독하고 상처받은 여자의 욕망을 이렇게나 유려하게 쓰시다니요 선생님.. 박완서 작가를 너무 늦게 접한 나..
허공에의 질주
5.0
전설의 시작. 모든 문장이 아름답고 깊이가 있다. 마지막 장의 고독과 슬픔엔 나도 몰래 눈물 흘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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