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리

마른 익사
평균 2.9
자매는 각자의 가족을 데리고 부모님이 남긴 시골집으로 휴가를 떠난다. 두 명의 아내, 두 명의 남편, 두 명의 자녀로 구성된 일행은 집을 정리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요리를 해먹고, 호숫가에서 물놀이를 한다. 영화는 여섯 사람의 삶을 뒤바꿔 놓게 된, 그 휴가에서 벌어진 어떤 사고를 전후로 한 시간들을 다룬다. '마른 익사'는 물 속에서 죽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지는 사고로 인해 폐와 기관지 등에 물이 들어차 서서히 죽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마른 익사'는 영화 속 사건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증상이 '익사'라기보단 감기나 폐렴과 같은 질병과 크게 구별되지 않기에 자신과 주변인들도 모르게 죽음의 위험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그렇게 서서히 죽음으로, 파국으로 향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여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리투아니아의 따스하고 활량한 풍경은 그러한 분위기에 힘을 더한다. 다만 영화는 '사건'을 영화의 중심에 위치시키지 않는다.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사건 이전과 이후를 교차시키기에, 관객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그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말로 누구의 실책으로 벌어진 사건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영화 내내 그려지는 두 남편 사이의 묘한 기싸움, 시골집을 청소하고 돌보는 일들이 성별분업화되어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 서로 간에 직업적, 경제적, 신체적 차이들에서 오는 긴장감이 사건 자체의 파괴력을 대리한다. 문제는 그것이 비선형적 방식으로 편집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감정적 파고를 전달하는 대신 '진실'이라고 불릴만한 것에서 관객을 배제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점이다. 그럼으로써 <마른 익사>는 드라마와 미스터리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