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천수경

천수경

2 years ago

3.0


content

웡카

영화 ・ 2023

평균 3.3

이 성장기는 상실이 부족하다. 웡카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선택해서 잃는 게 없다. 그래서 이건 성장 이야기일 수 없다. 가령, 모자가 초콜릿을 생산해낼 때 웡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는다는 등가교환 같은 것이 있었어야 한다. 그게 없어서 이 극은 애초에 긴장감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주인공이 이겨내야 하는 게 기존 시장을 점령한 악당들-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기성세력-뿐이다.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하는 부분이 없다. 초콜릿을 생산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없기에 온 세상에 초콜릿을 공짜로 뿌릴 수 있다는 설정은 역설적이게도 현재 대기업들이 낮은 생산비용으로 시장을 점거하고 지역 경제의 자치성을 앗아가는 구조와 닮아있다. 웡카를 응원할 이유가 더 줄어든다. 초콜릿 산업이 지닌 문제점-카카오 수확 과정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심각한 무지함이 드러나는 부분에서 짜게 식었다. 귀여운 유머나 시적인 가사들-디테일은 전반적으로 낭만적이었음-이 전부였고, 그마저도 후반부 갈수록 희박해진다. 초반은 괜찮았다. 웡카가 어딘가에서 수집해 온 condensed thunderclouds를 넣은 silverlining 초콜릿이 희망을 준다는 식의 낭만이 끝까지 갈 줄 알았는데 초콜릿이 너무 실용적으로 바뀐 것도 패착이었다. 쓰는 이가 웡카를 너무 사랑하고 말았던 걸까. 물불 안 가리고 그의 승리만을 위해 많은 걸 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