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정현

정현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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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탑지광

영화 ・ 2023

평균 3.9

2023년 10월 08일에 봄

장률 다시 문학으로 돌아가려는걸까 그의 첫 장편작 ‘당시’는 그가 몸담던 문학계에게 전하는 고별사 같은 작품이다. ‘당시’에서는 의미 없고 연관성 없는 당시가 영화 중간에 삽입되었다면, ‘백탑지광’에서는 고전 작품들이 의미 없게 지나가지 않고 생명력을 가진다. 구원통은 음식 사진을 찍고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적는 칼럼니스트이다. ‘당시‘에서 카메라가 정지된 상태로 인물들만 움직이며 담은, 어떻게 보면 다소 사진스러운 작품이라 생각하면, 구원통(혹은 구원통 부자)은 장률 스스로를 칭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구원통의 아버지가 성추행 의심을 받아 가족들을 떠난 것과 장률이 천안문 사태 때 민주화와 관련된 글을 적어 교수직에서 물러나고 문학계를 떠난 것을 보면 더욱 일맥상통하다. 아주 오랜만에, 아버지를 찾아 떠난 후 그는 자신이 항상 그림자 아래에 있었던 걸 깨닫게 된다. 백탑이 가지는 의미와 영화의 마무리를 생각한다면, 장률이 다시 전 여자친구(문학)와의 재회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