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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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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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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영화 ・ 2024

평균 2.8

공원 곳곳의 모습과 그 속에서 시를 읽는 사람, 그리고 시 자체를 한데 모아 담아낸 이 작품은 별다른 내용이 있진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애틋하게 들어가 있는 작은 서정성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한 공간의 모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생각해 본다면 공간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이 작품은 그보다는 있는 것을 어떻게 달리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태도가 제겐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살짝 삐딱하게 어긋나 있는 카메라 앵글과, 일반적인 영화에 비하면 한참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이런 비슷한 류의 영화를 떠올릴 때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 컷 편집, 인물의 모습과 문학 작품까지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것보단 어디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으로 영화를 구성한 점이 독특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영화 중에서 가장 연출자의 개입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데, 다 보고 나면 그 모든 지점이 한 장소와 그 장소를 구성하는 것과 그 장소에 있는 것들이 만드는 묘한 서정을 향해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가는 지점도 있습니다. 다만 어쩌면 실험 영화라고 말할 수도 있을 법한 이런 영화들이 종종 놓치는 지점 중 하나인, 화면의 때깔이나 인물을 등장시키고 사용하는 방식 등에서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기본기의 부족이 이 영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은 아쉬운 면입니다. 특히 이 영화처럼 장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연출이 가미된 접근 방식을 가진 작품임을 생각해 본다면, 그 어색함이 인위적이거나 인공적으로 보이면서 영화 전반에 깔린 감상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어떤 흥미로운 작법과 접근법을 가진 영화라 할지라도 기본기가 부실하다면 결국 그 방식에 지지할 수 없고 오직 의문만 남긴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