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옥

오늘도, 수영
평균 3.0
우리가 오래달리기를 할 때 일정한 속도와 호흡을 유지하듯, 수영 역시 일정한 리듬이 있을 때 그냥 막무가내로 팔과 발을 돌릴 때보다 빠르게 나아간다. 그래서 힘과 체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약한 사람보다 수영을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 점이 다른 운동과 수영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힘을 쓸 때 쓰고, 뺄 때 빼는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물과 나, 둘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수영할 때 옆 사람이 보이긴 하지만 그건 아주 찰나다)은 하루 동안 짊어지고 있던 복잡하고 나쁜 생각들을 지울 수 있게 해준다. 지운다기보다는 물에 씻겨 내려간다는 표현이 좀 더 맞을 것 같다. 나는 팔다리를 상당한 속도로 나부대면서 한 시간 내내 그것들을 씻어낸다. 머릿속을 맴돌며 내 기분을 상하게 하던 일들은 호흡이 가빠지며 숨이 넘어갈 듯 말 듯한 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누구라도 처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다. 처음이기에 두렵고 또 처음이기에 설레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감정이 공존해야 한다면, 나는 긍정적인 감정에 조금 더 집중하는 걸 선택하겠다. 그러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가끔 수영장에서 이렇게 친구가 생기면 내 자세의 잘못된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정말 좋다. 거울로 확인할 수 없는 자세까지 서로 조언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반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자세를 자주 보기 때문에 상대의 장점도, 단점도 더 세밀하게 알 수 있다. 수영할 땐 내 자세가 바른지 아닌지 스스로 알아챌 수 없으니 같은 반 사람들의 조언은 나에게 큰 도움이자 자극제가 되는 셈이다.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 친구들 말고는 잘 어울리지 못했던 나는, 수영을 하면서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과 섞이는 법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그들에게 마음도 조금씩 열게 되었다. 어쩌면 예전의 나는 스스로 나이라는 편견의 틀을 만들고 그 속에 나를 가둔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요즘은 어디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든 나이나 직업, 성별로 선을 긋기보단 그 사람의 성향이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와 맞으면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