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Laurent

Laurent

7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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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영화 ・ 2018

평균 3.5

"휘트니가 제 상대 여주인공이란 게 흑인 사회에선 큰 이슈였나 봐요. 전 그런 식으로 안 보고 단순하게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가수 아가씨로 봤죠. 어쩌다 보니 흑인인 거고. 그런데 다시 생각하니까 이 아가씨는 비행기를 멈춰요. 그리고 수많은 백인 여배우들이 그랬듯이 스텝을 뛰어내려가서 남자주인공과 키스하죠. 그러면 카메라가 주위를 맴도는데 할리우드가 백인 커플의 키스 신에 자고이래로 즐겨 쓴 기법이죠. 이쯤 되면 누가 무슨 색인지 잊어버리는데 그게 모든 걸 바꿔놓아요." - 케빈 코스트너. 슈퍼볼에서 국가 부르는 장면 하나로 미국인에게 애국심을 불어넣어준 '가수' 휘트니. 수많은 백인 배우들이 그랬듯 주체적인 로맨스를 선보였던 '배우' 휘트니. 가장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줬던 친구 로빈을 스캔들 때문에 버려야 했던 '친구' 휘트니. 사고만 치는 남편 바비 브라운의 기를 살려주려고 영화사 이름도 바꾸고 점차 뒤로 물러났던 '아내' 휘트니. 소송을 걸면서까지 돈을 요구했던 아빠에게 상처 받았던 '딸' 휘트니. 딸 크리시를 방치하고 보살피지 못했던 '엄마' 휘트니. 어릴 적에 추행을 당했던 '아이' 휘트니. 니피를 부를 수 없는 '어른' 휘트니. 다이안 소이어와의 인터뷰 이후에 가십거리로 조롱당했던 '마약중독자' 휘트니. 20세기 최고의 여성 엔터테이너이자, 너무도 사랑스럽고 아픈 '사람' 휘트니 휴스턴. 흑인들에겐 백인을 따라하는 팝스타로 야유 받고, 백인들에겐 흑인이라서 무시 받았던 그녀가 인종차별을 딛고 차지한 위치가 상징적이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로 공연한 메이저 아티스트였던 휘트니는 다큐멘터리 막바지에 등장한 콘서트에선 안쓰러울 정도로 몸이 망가진 채 노래를 한다. 우아하기만 했던 'I Will Always Love You'의 목소리가 쩍쩍 갈라질 때, 인상이 찌푸려지기보단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연히 당시 공연에 갔던 관객 대다수가 환불을 요구했고 '휘트니 휴스턴은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게 됐다'며 맹비난했다고 한다. 매 콘서트마다 가족들을 끌고 다니며, 혈연 사랑 우정이란 사슬에 얽혀 수많은 굴곡을 지나온 그녀의 개인사를 보고나니 그때 비난했던 관객들마저 괜히 야속하다. 아, 사무치게 다가오는 다큐멘터리다. 성공도 인생도 아름다움도 참 덧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