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ehae Lee
1 year ago

생의 이면
평균 4.2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사실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소설이 곧 사실 그대로는 아니다. 설령 허구를 더하지 않고, 사실을 기록한다 하더라도 사실의 파편들을 배열하고 빼고, 더하는 일로 진실은 있던 그대로의 진실이 아니게 된다. 한 작가의 말과 글을 통해 그의 인생을 추적해나가는 이 이야기는 내가 마치 한 잡지에서 실존하는 작가의 인생을 따라가는듯 생생하다. 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살해하고 마는 오이디푸스의 설화에서부터 시작된 내 근원의 죄책감은 어머니의 죄책감, 여인의 죄책감 등으로 이어지며 여러 이야기를 낳는다.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 맹목적 감정의 소용돌이가 사실은 아가페적 사랑이 아니라 단지 나와의 동일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 불과함을 깨닫는 것이 마음을 쳤다.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내가 진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욕망하는 이들에게(과거의 나에게) 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작가의 생을 추적하여 우리가 그 경로를 따라가도록 하고 있지만, 또 누가 알겠는가. 이 역시도 사실의 파편을 의도적으로 편집하여 또다른 허구의 신화를 썼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