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씨네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평균 3.1
2025년 08월 16일에 봄
괴짜 아닌 괴짜, 타협하지 않고 마이웨이. 한 소년이 있습니다. 답답한 삶을 타파하고자 그가 자주 그렸던 것들은 기하학 스타일의 그림들이었죠. 중국인이자 선생님인 어머니와 캐나다인이자 변호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 소년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시간을 보내곤 했죠. 정체성을 고민 하던 소년은 터널을 파다보면 혹시 중국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을 거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했고 지금의 아내인 사라를 만났죠.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사에 취직해 그의 영화 ‘처녀 자살 소동’의 타이틀 타이포그라피를 만들기도 했죠. 같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스파이크 존즈 감독과는 영화 ’그녀‘의 인터페이스와 세계관의 디자인들을 담당했죠. 사람들은 그가 수도승 같다고 말하고 자기 자신은 회의라는 것을 해본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들어오는 일의 87%는 모두 거절. 하지만 이 당돌한 남자는 펩시, 반스, 애플, 오레오, 나이키 등과 콜라보를 하고 있죠. 이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둬야겠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프 맥페트리지입니다. 드로잉 작가 제프 맥페트리지의 별나지만 별나지 않은 그의 인생과 작품을 다룬 다큐. 작품이나 콜라보는 독창적이지만 특이한 기행이 아닌 오직 작품으로만 말한다는게 흥미로운 점이죠. 작품들이 특이하고 그가 정체성에 혼란을 겪긴 했지만 부보님이 잡아주고 자신만의 취미와 특기를 가지며 아티스트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죠. 술과 담배도 안하고 방탕한 생활도 하지 않죠. 오히려 아내와 두 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두 딸은 아버지를 친구처럼 친하게 대하죠. 엔딩 크레딧 전 쿠키영상처럼 나오는 딸과의 유쾌한 장난도 이들 가족이 얼마나 서로를 믿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에요. 스케이트 보드, 러닝, 등산, 사이클 등의 운동 등으로 나태해질 수 있는 자신을 바로 잡고 있다는 것이죠. 이 정도면 너무 바른 생활 사나이에 샌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가 전반적으로 평이하고 잔잔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존경하는 지인을 잃던 이야기라던가 적막하던 도시가 그의 작품으로 활기를 띄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그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들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경험과 (습작노트 같은) 기억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