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하나는 꽃이고 비는 죽음이란 뜻이야 하나 비를 합치면 불꽃놀이라는 뜻이되지." 중2때 과외선생님이 비디오가게에서 대신 대여해줬던 영화에요. 엄청 야한 애로 비디오 한편과 같이 히히 하나비가 뭐에요? 라고 물어봤을때 저렇게 대답해주셨던게 아직도 생각나요. 영알못 중삐리가 뭘 알았겟습니까. 하나-비는 드럽게 재미없었죠. 주 목적이었던 애로 비디오는 말 그대로 장난 아니었어요. 친구들이랑 10번은 넘게 돌려봤죠. 처음 접해본 음란물이었으니 오죽했을까요. 근데 이상했던건 엄청 야했던 애로 비디오는 서서히 잊혀졌지만 하나-비의 이미지들은 중학교 시절 내내 머리속을 떠나질 않았어요. 중삐리의 언어능력으로는 아무것도 정의 내릴 수 없었지만 그 정의내릴 수 없는 묘한 느낌이 좋았어요. 이 묘한 감정을 또 느껴보고 싶어서 과외선생님을 엄청 졸랐죠. 비슷한 영화 또 빌려달라고 이때 부터였던것 같아요. 선생님이 추천해준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시계태엽오렌지' 같은걸 보면서 드럽게 재미없지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과외선생님을 엄청 귀찮게 했죠. 고작 중학생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했을리가 없었겟죠? 다행히 선생님의 해설이 있어서(저에겐 이 분이 로저이버트고 이동진이었어요) 나름의 감상 정도는 말할 수 있었죠. "세상에는 정의내릴 수 없는 것들이 많구나." "정답이 꼭 있을 필요는 없구나." 그 시절에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알게된 사실이었어요. 되게 자유로워 진거죠. 애로비디오와 함께 딸려온 드럽게 재미 없었던 비디오 때문에 '영화관'이라는 것도 생기고 지금의 나를 만든 '가치관'도 생기게 된거죠. 그때로부터 20년이 지났네요. 지금 하나비를 다시 본다면 저는 어떤 느낌을 받게될까요? 사실 그런건 별로 상관 없을것 같아요. 이미 저에게 있어 하나-비는 저의 영화관이자 가치관이니까요. 한줄평 드럽게 재미없었던 하나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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