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주+혜

주+혜

6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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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즈&이어즈

시리즈 ・ 2019

평균 4.0

오늘 이탈리아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각자의 테라스와 옥상에 나와 함께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이동이 제한된 이들은 그렇게라도 평화를 즐긴다. 이 시국에 보는 이 드라마는 미래 이야기 같지 않고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그리스 파산, ISIS 출현, 트럼프 당선, 브렉시트, 도시 봉쇄 등과 같은 충격적인 일이 21세기에도 일어나는 것을 보고 모두가 '이전에 없던 세상'이 올 거라고 했지만 여전히 일상은 같고 시간은 평소처럼 지나간다. 올해의 마지막 날엔 오늘을 잊고 새해를 맞이하겠지. 정치 드라마라고 하지만 사실은 평범한 가족을 보여주는 가족 드라마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을 가졌지만 우애가 깊은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할머니의 푸념 겸 질책이 가족의 슬픔이자 시련을 극복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은 마치 현자를 만나 각성하는 영웅 서사의 한 부분 같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서 영웅은 단 한 명의 선택된 자가 아닌 가족 구성원들과 시민이다. 즉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정치는 멀고 높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 삶과 밀접하게 있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 더 잘 드러난다. '보통의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보면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국회의사당에서 현란하게 토론하는 정치인이나 MI5, MI6의 총격씬 없이도 미래의 정치 상황이 뚜렷하게 그려지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큰 실패를 안긴 그녀는 총선에 맞춰 옥중서신을 보냈고 언론과 정치인은 '국민에게는 감동적인 선물' '천금 같은 말씀' 이라고 떠받들고 있다. 드라마 속 통쾌한 해피엔딩은 현실에서 찾기 힘들다. 현실은 너무나도 더디고 더디게 변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