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erkalo
2 years ago

유메지
평균 3.6
2024년 03월 24일에 봄
그림에 생기를 빼앗기더라도 젊은 현재의 아름다움을 박제시키고픈 모델의 욕구와, 살아서 무명으로 남을 바에 죽어서 작품/유언으로 이름을 남기고픈 화가/시인의 욕구가 닮았다면, 예술은 본디 영원을 지향하기 위해 도리어 죽음을 갈구한다는 역설적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 밖의 허상을 완성시키기 위해 삶이란 현실을 바쳐야 함을 방황 끝에 뒤늦게 자각함과 동시에 자신의 창작품에게 빛을 빼앗긴 예술가의 이야기로서, 죽음에 갇힌 인물들로 엮인 3부작의 화려하고도 스산한 종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