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미
1 year ago

라비우와 링과
평균 3.4
"앞으로 뭘 하고 싶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나를 둘러싼 사물, 분위기, 정보와 지식, 사람들, 대화,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지 않았다. 온 세상에 윤곽선이 하나도 없고, 그저 덩어리로 보였다. 그래, 사람들에겐 생각이 있는데 내겐 항상 기분만 있는 것 같았다.(36p) 이제 네가 떠나도 나는 아마 괜찮을 것 같다고, 더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한 순간, 내가 또 품어서는 안 되는 경솔한 생각을 품기라도 한 것처럼 이네스는 벌을 내렸다.(…) "이제 바람을 맞을 때마다 네 생각이 날 것 같아."(9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