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별,

별,

8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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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일

영화 ・ 2006

평균 3.4

2018년 06월 07일에 봄

그들이 어렸을 적 첫 사진 속에 각인되는 순간, 그들의 운명은 그 어느 곳으로도 되돌아가지 못하고 영원히 추방되어야만 - 소멸되어야만 - 하는 그것으로 확정된다. 끊임없이 시동이 꺼져 밀어야만 되는 차는 마치 그들의 비극적 운명을 예견하며 지연시키는 듯 하나, 행위의 당위성을 찾기 위해 행하는 선택의 기로 앞 네 번의 동전 던지기는 끝내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의 무의미한 지연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마침내 피할 수 없는 숙명을 받아들인 그들의 처절한 결말 끝에 다시금 던져지는, 시간의 역순에 따른 넉 장의 사진.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 이 순진한 바보들에 대한 씁쓸함보다는 사라져버린 홍콩 누아르 속 남자들 사이의 우정을, 지나가버린 과거 속 모든 것들을 향한 묵묵한 그리움을 반추시킨다. - 개연성과 핍진성 없는 서사가 영화의 큰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지나간 인생을 되돌아보면 또 하나의 비현실적인 하나의 영화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 일련의 강렬한 사건들 속 순간을 영원처럼 각인시키는 액션 시퀀스들 - '우'의 집, 야외 레스토랑, 돌팔이 의사의 집, 들판, 그리고 제프의 호텔로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는 말 그대로의 멋들어진 피폭풍을 보여준다. - 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단점을 덮을만한 놀라움이 있다. 그 경이로운 놀라움 덕에 <익사일>은 그 무엇보다도 아기 발목에 매어진 방울 소리처럼 들려오는 듯한 멈춰버린 순간의 황홀한 이미지로 아련한 과거의 향수 속을 어느샌가 헤집게 만드는 영화로 각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