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lin Lee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평균 3.4
이연복의 현지에서 먹힐까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기술의 힘에 대해 생각했었더란다. 흔히 말하는 "기술을 배워라.그러면 배는 안 곯고 살 수 있다" 고 말하는 그 기술. 대학에서 적당히 특별할 거 없는 공부를 하고( 문송한 문돌입니다) 회사의 일원이 된 나는 조직에서 나오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데, 이연복은 남다른 기술이 있는 사람이었다. 말 하나 통하지 않는 미국에 떨어뜨려놔도 웍과 칼을 다루는 그 솜씨로 어디서든 굶지 않고 내 가족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졌고 불안정의 시대에 나는 어떻게 앞으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이겨나갈 힘이라는 게 내게 있을까 고민했더란다. 이 예능프로에 대한 소감을 친구에게 말하니 대뜸 그 친구의 일갈. "넌 그만 생각을 멈출 수 없겠니?" 와 이연복 요리 잘한다. 짜장면 맛있겠다. 나도 오랜만에 한 그릇 시켜먹을까, 에서 생각이 멈출 수 없는 걸까. 난 정말 생각이 쓰잘데 없이 많다. 이제 그만 무의미한 생각을 멈추고 싶다, 지치지도 않는 자기검열과 자기반성도 그만두고 싶다 고 생각해오던 내게 제목만으로 눈길을 끈 책. 읽는 내내 내용의 구할 정도에 크게 공감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됐다. 나 진짜 이상한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해왔는데 그 여러 이상한 특성들이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이 가능했다. 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었던 것이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보통의 사람이라면 무시하거나, (필요가 없는 때문에) 감지하지 않고 버리는 자극, 정보를 모두 캐치하고 거기에 일일이 반응한다. 그래서 1. 정말 쓸데없이 생각이 많다.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360도 다차원적으로 뻗어나간다. 무질서하고 혼란하다. 그래서 질서,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다. 2. 그런데 ( 사회적 평가기준에서)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내는데는 오히려 취약하다. 너무 많은 자극에 반응하고 그 모든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위계를 확립하지 못하는 느낌. 수업 시간에 들었던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시시콜콜한 잏상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과할 정도로 세밀하게 기억한다. 마치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짝궁, 친구의 출석번호, 그 때의 교실 분위기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3. 이런 사람들은 자기만의 원칙과 가치, 이상적인 윤리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엄격해 융통성이 없는 편이다. 이 기준들은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4. 이성보다는 감성, 좌뇌보다는 우뇌형 인간이다. 감정의 진폭이 크다. 아주 사소한 일에 좌절하고 또 아주 사소한 일에 뛸듯이 기뻐한다. 우울에 빠질 확률이 크지만 사소한 계기로 우울을 극복하고 활력을 회복할 수 있다. 5. 정서적 욕구가 매우 크다. 정서적 교감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크고, 사실 그보다 사랑해주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랑이 넘쳐흐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의 친구, 연인은 관계에 지나치게 목을 매는 상데 때문에 힘들 수 있다. 6. 이런 교감은 인간관계에 그치지 않고 생태적인 수준으로 확장된다. 동식물, 사물, 자연으로까지 교감의 대상이 확대된다. 나는 정말 바람, 하늘, 나무를 보고 마음이 정화되거나 그 속에서 뜬금없이 행복해지는 경험을 자주 한다. 7. 이 외에도 타인의 감정을 아주 잘 읽는데, 공감, 연민이라기 보다는 '감정침식'에 가깝다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특히 나는 상대방의 부정적인 감정에 예민한데 그래서 우울한 사람이 곁에 있는 거만으로도 내게 감정이 전가되어 나까지 우울해지곤 한다. 그래서 주위 사람이 우울해하면 짜증이 난다.( 공감, 연민과는 다르다) . 이런 사람들이 가진 고유의 능력, 장점에 대해서는 전부 공감가진 않았다. 다만 난 진짜 왜 이럴까, 짜증이 났던 내 모습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해줘서 좋았다. 적어도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를 정리해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누군가 혹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