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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

샌드

3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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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짧은 연애의 기록

영화 ・ 2022

평균 3.3

엠마누엘 무레에게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건 남의 사랑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아닐까 확신이 들 정도로, 수많은 대사와 대화로 이뤄진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연애에 관한 영화를 전작에 이어서 또 만들었습니다. 영화 제목이 그대로 어울리는 영화인데, 짧은 연애이자 짧은 기록인 어느 나날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기승전결이 어떤 방식으로 풀어지는지, 어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지를 보는 점이 내내 흥미롭습니다. 영화가 적은 사건을 다루고 있음에도 보고 나면 한때를 그들과 같이 보낸 것처럼 느껴지는 건, 이 영화가 대사나 캐릭터를 통해 그 연애를 지켜보는 과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잘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좀 고루한 얘기지만 이 영화 역시 여러 면에서 홍상수 영화가 떠오릅니다. 단지 대화가 많고 일상의 어떤 한 나날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당장 홍상수 영화에서 나올 법한 캐릭터들이 영화에 등장하고, 모차르트의 곡처럼 피아노 곡을 중요한 상황에서 쓰는 것 역시도 그런 면 중 하나입니다. 그렇듯 종종 이런 류의 영화를 기막히게 만드는 감독을 한데 묶곤 합니다. 프랑스에서 이렇게 사랑을 소재로 하는 감독은 많을지라도 이미 경력이 많은 거장을 제외하곤 제겐 엠마누엘 무레가 지금 가장 돋보입니다. 계속해서 오래 이 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러브 어페어>에 이어서 이번에도 똑같이 들었습니다. 샹송도 그렇고 파리의 풍경이나 다루는 소재나 정말 진한 프랑스 향기가 나는 영화를 봤구나 싶습니다. 패턴이 단순한 탓에 마냥 재밌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 대사를 하나하나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빨려 들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