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상맹

상맹

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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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탑지광

영화 ・ 2023

평균 3.9

부국제 열 번째 영화 여전히 장률감독님의 특기인 여러개의 언어를 갖고 놀기, 패닝과 틸팅을 통한 마법적인 순간과 한 건축물과 공간에 대한 변주, 매혹적인 시들과 무맥락 땐쓰까지. 확실히 소설가인 이창동 감독님과 다르게 시적이다. 즉 전혀 다른 맥락의 오브제들이 어느 순간 한 숏에 같이 병치되었을 때 발생하는 의미들과 묘함들을 표현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설명적이지도 서사적이지도 않고 이미지와 몽타쥬보다는 공간적이고 롱테이크적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시에 대한 분석이 큰 의미 없듯이, 오브제들의 도약으로 인한 연결들이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지는 감상자들의 몫이다. 다만 반복적으로 나오는 그림자 없음과 흰 백색 그리고 예의는 도식적으로 무결함에 대한 오히려 더 큰 배반들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유추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흰 백발의 아버지와 눈처럼. 그 외에도 사실 사운드의 묘함도 매력적이다. 뒷걸음질에서 나오는 백워드 플레이도 그런 시적임을 더하는 요소이다. 다만 물론 다른 방식의 아버지의 부재라는 요소로 덧붙여지긴 했지만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레옹식의 부자뻘의 남녀관계 인물 구성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이상하게 문학 장르에서 그리고 문학가들이 이 고집을 잘 놓지 않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남자 주인공의 지나친 예의바름과 끝없는 자기연민이 문학 창작의 특성 같기도 하고). 홍상수와 과정은 같지만 결론적으로 다른 목적지에 시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이상한 그리고 참 보기드문 공간적 시적 감독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