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지예

지예

10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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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의 사랑

영화 ・ 2014

평균 3.6

2016년 07월 19일에 봄

나한테 어쩜 그로기(groggy)있냐 싶을 정도로 아득한 어퍼컷을 맞았다. 바닥을 기면서 나는 생각하지, 아파 아파 아파, 그래도! 살 거야 살 거야 살 거야 (스포주의) 이 영화엔 유독 흡연자가 많다. 저마다 무언가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담배를 태우고 허무한 연기를 뿜어낸다. 무엇에라도 의존하여 잊어보려 그러는가.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가 없는 사람들 투성이다. 주인공 이치코는 특히나 골초다. 밥 먹는 장면보다 담배 무는 장면이 훨씬 더 많을 정도다. 그런데 복싱을 시작하고 난 뒤였는지, 바나나맨과 만날 무렵인지. 오랜만에 찾아온 아빠를 보며 살포시 미소 짓는 이치코를 보다 문득, 그녀가 최근 담배를 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 100엔짜리 여자거든요" 그저 백엔이지만, 그래도 백엔이다. 흔해빠진 동전 하나가 때론 물건이 되듯. 이기고 싶다. 그 전부를 건 마음은 이치코의 삶을 저릿하게 만든다. 치일 대로 치인 삶. 한두대 더 맞는다고 별거 되겠냐고.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주는 이치코. 담배 대신 마우스피스를 물고 라이터 아닌 글로브를 불끈 쥐고 어제보다 오늘 더 간절하게 생각한다. 이기고 싶다. 그녀는 내일처럼 달려든다. 피땀 범벅의 '별일 아닌 것 같은 일들을 별일처럼 하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지금부터 시작될 매일매일은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평범한 나날이라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