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장희진

장희진

1 year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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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풀소

영화 ・ 2024

평균 3.6

마을을 ‘살리고’ 싶은 주민들과 소를 ‘살리고’ 싶은 활동가들의 합작품. 나의 비거니즘은 죄책감, 책임감, 의심, 혐오, 안돼, 잘못됐어, 먹지마로부터 출발했다. 인간은 잔인하고, 동물은 불쌍했다. 임중완 감독님의 비거니즘 또한 그랬다. 축산업자는 없어져야할 산업을 유지시키는 가해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권 대표님과 알아가고 관계를 쌓으며 실제로 축산업을 고발하고 관련 업자를 악인화하고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참았다고 한다. 진심으로 동물을 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단, 그들도 생업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 또 당연하게도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소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소가 어떤 환경에서 지내거나 어떤 음식을 먹어야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다. 가장 적대시하고 완전히 다른 편이라고 느꼈던 존재들에게 가장 가깝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다. 이것이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땅은 소의 배설물로 비옥해지고, 비옥해진 땅은 싱싱하고 건강한 생풀을 소에게 줄 수 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살리고 있다. 나는 과연 하루하루의 삶에서 그런 존재인지, 어떤 움직임과 생각들이 주변 존재를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밤이다. 241018 서울동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