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공간이 개인을 압도하는 경험을 한다.
대부분의 격식과 관습들이 만들어낸 공간이었고,
그 중의 최고는 역시나 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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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눈치를 보면서 나와 나의 분대의 안위를 살피며,
맡은 바 임무를 다른 선임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조심히 처리해야 하는 일상을 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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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이러한 훈련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 내가 하는 일과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예민하고 까칠한 선임들의 마음에 들기위해서만 노력했다. 그것이 그 공간에서의 생존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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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냥 그때는 그랬었고, 지금에서야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