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감독 자신이 미국의 좌파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에 영향을 받고 만들었다 밝혔듯, 작품은 <미국 민중사>에서 주로 언급되었던 미국 민중들의 투쟁이 담긴 역사적 유적지를 계속 비춥니다. 약 50분 남짓 되는 다큐는 작품 내내 역사적 기념비와 묘비명을 비춥니다. 영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원주민을 죽일 때부터 이민자들이 주축이 된 노동자들의 투쟁을 정부와 기업이 짖밟을 때,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때 등 미국의 역사적 순간을 통해 빚어낸 사건과 죽음입니다. 영화는 이 기념비와 묘비명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냅니다. 표지 자체에 적힌 기록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설명없이 약간은 불친절하게 그저 표지를 비출 뿐이지만, 작품이 점점 전개될 수록 영화는 카메라가 비추는 사건과 이름들이 미국 민중들의 역사이자 움직임이었다며 점점 주축을 쌓습니다. 막판에서 드러나는 집회와 시위의 폭발적인 흐름으로 말이죠. 그렇게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철의 꿈> 같은 작품처럼 영상으로 풀어내는 '시적'인 작품이지만, 동시에 거리 속- 또는 풀 속에서 잊혀진 미국의 역사와 흐름을 이어내는 묵직한 작품입니다. 동시에 이들을 짖밟는 것들이 누구였는지를 반문하는 영화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렇다할 말 없이도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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