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한 때 친구 하나가 신세계에 푹 빠져버려서 고생한 적이 있었더라죠. 그놈 집에서 술먹을때면 제 의사와는 무관하게 항상 신세계를 강제관람해야 하는데다가 (불따충이었습니다) 치킨을 시킬때면 '드..들롱이가 시켜주드냐~' 이러고 배달부가 도착하면 '드루와 드루와 치킨 씨발 드루와' 이래서 쪽팔려 뒤지는줄 알았습니다; 진짜 들어오면 어쩔려고.. 처음엔 중구처럼 공사장 꼭대기에서 쥐도새도모르게 밀어버릴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때마저 감정몰입해서 담배 하나 달랄 그 자식 얼굴을 상상하니 (박성웅 안닮았습니다) 계획은 물거품이 되더군요. 친구들(복수형 맞습니다)은 신세계 유행이 끝나면 자연스레 그만두지 않겠나며 자포자기하는 상태에 이르렀지만,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입에 신세계 명대사를 달고 살며 심지어 정청 썬그라스까지 사서 쓰고 다니는 녀석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녀석이 이제 신세계2가 나올때까지 신세계를 안보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세상에 아직 한줄기 따뜻한 희망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녀석이 조선족 억양으로 '들롱아 니 치킨 아이 시키니'라고 하기 전까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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