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2016년, 이 수상집에 대해 알게 된 뒤로 매년 새 수상집을 기다리며 읽어왔다. 나에겐 아직도 16년 수상집이 "최애" 수상집인데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가 정말 훌륭한 단편인 이유도 있지만 선릉산책, 인터뷰, 알바생 죽이기 등 한국 현대 사회의 모습을 다양하게 비춰준 단편들의 존재가 좋았다. 그런데 어느사이엔가 수상작들의 소재가 점점 다양성을 잃고 있다 느꼈는데, 2020년에는 결국 모든 수상작들의 주제가 동일해져버렸다. 페미니즘, 퀴어문학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작년 우럭 한점 또한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올해 음복도 앉은 자리에서 두번 세번 읽으면서 감탄했다. 하지만 모든 수상작의 주제가 페미니즘과 퀴어인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한국 독립영화계에서도 방황하는 사춘기 학생들 없으면 영화 못찍냐는 소리가 간간히 나오는데, 꼭 그 모습을 현재 문학계에서 느끼고 있다. 현대 한국 사회엔 여성과 퀴어인권을 제외하더라도 정말 많은 소외와 비극들이 존재하는데, 요즘작가들이 저런 소재만을 고집하는 건지 심사위원들이 저런 소재만을 당선시키는 건지는 몰라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본 수상집을 아껴온 한 사람으로서 아쉽고 씁쓸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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