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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씨네만세

김성호의 씨네만세

5 month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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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스트 홈비디오, 코리아

영화 ・ 2025

감독은 사랑이란 필사적으로 살아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필사적으로 살아내는 것은 어째서 사랑이 되는가. 그는 영화 속 힘겨운 순간들을 할머니와 손녀가 견뎌내는 모습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 할머니에겐 손녀가, 손녀에겐 할머니가 유일한 가족으로 존재한다. 서로에게 서로가 존재할 이유가 된다. 그렇기에 그들 각자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상대를 위해서라도 내 삶을 지켜내야 한다. 버텨내야 한다. 필사적으로 살아내야 한다. 살아내는 것은 그렇게 사랑이 된다. 남을 위하여 나를 위하는 역설을 이룬다.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이 짧은 영화가 설한다. 영화의 말미, 김국희 감독은 스스로 할머니의 기대나 그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얼마쯤 벗어나 있음을 고백한다. 통상적이라면 일반적인 길, 이를 테면 안정된 곳에 취업하고 좋은 조건을 가진 이와 인연을 맺어 모범적 가정을 이루는 것이 어렵게 저를 기른 할머니에 대한 보답이라 여길 수 있을 테다. 그러나 감독은 세상 더없이 불안정한 업, 영화를 찍는 일에 열과 성을 기울인다. 그건 이기적인 일이다. 저의 꿈만 좇는 일이다. 그러나 바로 이야말로 할머니가 얼마나 성공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건 아닐지. 적어도 사랑에서만큼은 말이다. 할머니를 사랑하여 필사적으로 살아내는 법을 배운 손녀는, 제 삶과 꿈을 굽히지 않는 용기를 갖췄다. 나아가고픈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내는 힘을 얻었다. 그렇다. 한 인간이 이기적일 수 있기까지, 그러니까 저 자신을 위할 수 있기까지 주변의 지지와 사랑이 중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국희에게 할머니가 바로 그런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