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3 years ago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평균 3.6
적당한 스펙터클과 함께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사실상 영화 전체가 후반부 약 20여 분의 오케스트라 시퀀스를 위한 빌드업에 불과한 느낌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란 생각은 든다. 버나드 허먼(버나드 허먼이 직접 지휘자로 나온다)의 음악에 맞춘 시퀀스는 흡사 무성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대사가 없이 진행된다. 오케스트라의 스케일, 오가는 시선들, 특히 어찌 할 바 모르는 도리스 데이의 무력한 눈빛, 제임스 스튜어트의 다급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몸짓, 과장된 그림자와 함께 겨냥하는 암살자, 빠르게 흘러가는 악보 클로즈업과 천천히 이뤄지는 총구 클로즈업, (음악을 제외한) 적막을 깨는 비명과 심벌즈까지. 자체로 음악의 고조를 따라가는 시퀀스의 리듬이 그야말로 숨막히고 감정을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