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Cos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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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onth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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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

영화 ・ 1964

평균 2.2

3분 정도 보다가 껐고, 후회는 전혀 없다. +) 재밌게도 '엠파이어'는 이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경험" 자체를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허락한다. 실제로 이 장장 8시간의 고정 숏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상식 선에서 그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나는, 그게 애초부터 앤디 워홀의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엠파이어'는 아예 온전히 체화해 낼 수 없는 작품이 됨으로써, 예술의 본질에 대해 되묻고 있다. 우리가 예술을 두고 뱉을 수 있는 모든 말들, 가질 수 있는 모든 생각들은 이 작품 앞에서 짓밟힌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 앤디 워홀은 결코 엿이나 먹어보라고 8시간짜리 괴작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작품을 끝까지 감내해보려 애쓰고, 누군가는 나처럼 몇 분 만에 질려버린다. 또 누군가는 시놉시스만 보고 지나쳐버린다. 그리고 이 모든 태도는 작품을 보기에 완전히 적합하고, 정상적이다. 이런식으로 앤디 워홀은 8시간이라는 추상적인 정도의 틀 안에서 관객이 직접 러닝타임을 결정할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관객이 가질 수 있는 작품에 대한 해석/사고의 범위는 크게 확장되었다. 워홀은 '엠파이어'를 통해 관객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혹은, 두가지 반대되는 태도를 동시에 취함으써, 상쇄되어 사라져 버렸다. 이는 주관으로써 예술에 판단을 내리거나 직접 행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임과 동시에, 경험과 창작에 대한 희망의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