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Arya

Arya

8 years ago

4.0


content

나의 서른에게

영화 ・ 2017

평균 3.5

2017년 11월 22일에 봄

내년이면 서른. 영화 초반,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직책도 맡고 일도 잘하는 커리어우먼인 약군을 보고 있으면 내 나이에는 저래야 하나 하면서 초라함을 느꼈다. 어느새 서른, 성인이 되고 지난 10년동안 뭘 했지? 싶어 우울해질 때가 많은 요즘이다. 오늘 아침에도 동네 아주머니가 너는 아직도 애기같다며 나이를 거꾸로 먹는 다고 하신 말씀이 내게는 동안이라는 의미로 들리지 않는다. 목소리 탓일까, 작은 체구 탓일까, 적은 사회경험 탓일까. 나이값을 하고 싶다는 생각. 장난스레 내뱉는 '꺾인다'는 말이 알고보면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굉장히 폭력적인 말이라는 것도 안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스물 아홉 동갑내기 여자 두 사람. 모든 것을 갖추고 완벽하게 살아왔으며 한번도 자기 자신을 초라하다 생각해본적 없는 임약군은 한꺼번에 닥치는 불행때문에 너무나 힘들어한다. 건물주에게 쫓겨나다시피 이사한 집에서 서른을 한 달 앞두고 파리로 여행을 떠난 황천락의 영상 메시지와 일기를 보게 된다. 황천락.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항상 밝고 명랑한 그녀. 약군은 그녀의 일기를 읽고, 벽에 걸린 사진을 보며 그녀의 꿈을 공유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망과 남자친구와의 이별. 힘든 일이 닥치자 항상 과거를 추억하며 행복해하는 천락이 약군은 이해되지 않는다. 약군이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소중한 사람과의 대화의 부재. 어느새 아버지와의 대화도, 남자친구와도 서로의 마음을 터놓거나 추억을 공유하는 일이 적어졌다. 주체성 있는 두 여성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 또한 차이가 난다. 임약군의 친구들, 선생님의 말을 들을때는 발끈하게 된다. 남자친구네 집에 들어가라는 말을 아주 당연하게 하는 집주인도. 황천락이 10년동안 일한 음반가게 사장님은 여기가 너무 편해서 안주해있었다고, 떠나서 실컷 보고 오고 돌아오라고, 네 자리는 여기 있다고 말해준다. 장국영을 닮은 남자사람친구도 그녀를 소중히 여겨준다.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보이는 천락이 가진 가장 큰 것. 나를 지지해주고 이해해 줄 사람. 그리고 때때로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껴질때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잘한 것들을 기록하는 습관.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들.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지호가 서른에 대해 말할 때 세희는 고양이는 나이를 세지 않는다며 나이는 의미가 없다고 말해준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린 일. 겨우 서른. 크게 의미두지 말자. 늦었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어쩌면 지금이 터닝포인트일지도 모르잖아? 나는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니까. 자, 웃어보자. 황천락처럼. 하나, 둘, 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