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식
3.0

강철비
영화 ・ 2017
평균 3.2
탄탄한 조연진에 주연배우라인업이 뭔가 을씨년스럽다. - 관람 후)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등만 닿으면 잠이 쏟아질까봐 걱정하며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가 끝난 후, 벌건 스크린을 마주한 상태로 한껏 상기된 나는 '꽤 많은 호평들이 알바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화 자체의 플롯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그렇게 훌륭한 편의 수작은 아니지만 한편의 완성된 매끈한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소재를, 지루하지 않게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 동안 팽팽하게 끌고 나가는 건 감독의 역량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두 철우의 투닥거림은 다른 비슷한 버디물과 비교하면 꽤 부드러운 편인데, 그 와중에 종종 꽤 잘먹히는 개그코드의 적절한 배치는 이 영화의 백미다. 두 주연배우만큼이나 이 영화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은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 조우진의 활약이다. 어떤 영화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조우진은 이번 작품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 보다보면 조우진을 막아내는 정우성이 단순히 '주연이어서' 막아내지 않았나 라는 생각까지 든다. 덧붙여 안미나, 원진아 두 여공은 내게 이 영화의 숨은 주연이다. 아마 이 둘이 아니었으면 나는 영화가 시작한 초반에 피곤해서 잠들었을지도 모른다. - 개인적으로는 뭔가 밋밋한 제목과 두 주연 배우 조합에 대한 배신감, 조악한 포스터 심지어는 예고편 영상까지 흥행의 발목을 잡을 거 같은데 예상하는 그런 쌈마이함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뚜껑을 열고나면 무엇을 보고 기대했든 그 이상의 것을 볼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천만을 간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영화관 평균연령대가 40대일 정도로 나이든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대부분 나가는 발걸음이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으니. (그런 면에서 나름대로 엔딩을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도 든다) +어린아이들이 연기를 참 잘한다. 중직을 맡은 수많은 조연들이 하나도 모나지 않아 완성감을 더한다. 이경영은 김경영이 되고 김의성은 이의성이 되며 성우로도 유명한 김기현은 박기현이 되었는데 무난함 이상의 호연이라 할 수 있겠다. 필요이상으로 나온 부분 몇개는 잘랐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드는 컷이 있다. 예를 들면 장현성과 곽도원이 술집앞에서 택시를 잡는 장면에 왜 노래방 도우미가 인사하며 지나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