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주+혜

주+혜

6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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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할리우드

영화 ・ 2018

평균 4.0

“언니, 내 인생의 행운을 이번에 다 써 버린 거 아니겠지?”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으로 4관을 수상한 직후에 조여정이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에서 송은이와 통화하면서 한 말. 난 그녀를 배우로 아는 것이 전부인데. 이 말을 듣고 눈물이 났다. 이렇게 능력 있는 배우를 지금껏 소비하던 방식이 어땠는지 떠올라서. 그리고 본인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어서. 사람들은 여성의 연대에 대해서 너무 쉽게 말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분열시킨다. 질투니, 뭐니하면서. 특히나 여배우에 대해서는 그것이 더 심하다. 신경질적인, 안하무인, 콧대 높은, 이기적인, 서로 물고 뜯기만 하는 그런 여배우들이 무슨 연대를 하겠어! 라고 쉽게 묘사한다. <우먼 인 할리우드>는 그것에 대한 반증을 보여준다. 여성 배우들은 자신이 당한 성차별, 성폭력이 재발되지 않도록 고발한다. 현실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여성 작가와 여성 감독이 영화와 드라마를 만든다. 지금까지 여성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대해왔고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이지.” 조여정과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송은이는 이렇게 말했다. 서로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을 보면 평면적으로 기술되어온 여배우 이미지가 그녀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관객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보길 원한다. 이야기가 나의 삶과 공명하길 원한다. <우먼 인 할리우드>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이다. 더 나은, 다양한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 입장에서 고마운 그런 답변. 이제 여기 나온 배우, 감독, 작가, 제작자들의 작품들을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