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깽이산책

우리들은 미쳤다
평균 3.7
드라마의 주된 소재가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 삼각관계,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 등등. 어떻게 보더라도 막장 드라마의 정석과 같은 요소들이 에피소드 여기저기 보였다. 그 매운 맛 덕분에(?) 감정도 빠르게 소진되어 하루에 한 편 이상 보기가 힘들었던 건 안 비밀(원작부터가 불타는 마라맛이었다죠). 그럼에도 계속 다음 에피소드가 기다려졌던 건 전통 화과자를 만드는 나오의 열정과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진 화과자의 예쁜 모습, 마라맛에 어질어질해도 사이다 한 모금이 주는 상쾌함(그리고 다시 마라맛일 때도 있지만은), 그리고 두 주연배우의 사랑스러운 매력(특히 미나미!) 덕분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미우나 고우나 적재적소에 열일해 주시는 배우들 덕분에 삐지지 않고 끝까지 정주행할 수 있었다(왜 삐질 뻔했냐면, 나오 -또한 미나미- 가 괴롭힘당하는 게 꼭 내가 당하는 것처럼 느껴져서리. 이걸 심리학적 용어로 뭐라고 하던데). 보는 나까지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혼잣말로 화내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그러고 있더라는 것. 막장이다, 감정 소모가 심하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 가장 순수하게 즐겼던 작품이라고 단언해도 좋지 않을까. … 물론 스페셜 에피소드가 제작되거나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가 나와도 연달아 보는 건 좀 쉬어가겠지만(아무래도 심리적 소모가 컸나 보다. 너무 맛있는데 자주 먹으면 힘든 매운 음식처럼). 뭐 당연히 보겠지만ㅎㅎ + 에피소드 7부터 장르와 스토리가 확 바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최종화에선 복잡해지는 마음에 먹먹해지는 감정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당황스러운 이 떨림. 근데 기분이 나쁘진 않다.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릴지도. 그래도 괜찮다. 이 드라마를 보길 정말 잘했다. ❤️ 이번 드라마가 지금까지 본 하마베 미나미의 11번째 작품(더빙작 제외).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작품에서 미나미가 가진 얼굴이 모두 형형색색이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부터 고풍스러운 향기를 풍기면서도 눈앞의 상황을 냉정하면서 날카롭게 바라보는 눈빛까지. 표정도, 그 위에 떠오른 감정도 작품마다 모두 다채롭건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 하마베 미나미, 그녀의 얼굴에서 작품과 캐릭터의 모든 순간이 온전히 전해진다는 것을. 분명 그녀는 깊은 내면에서부터 내가 될 이 역할을 사랑하리라 다짐했을 터이다. 비록 처음 마주했을 때는 희미하고 불확실함에 여러 번 흔들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만의 보이지 않는 내면의 고뇌가 쌓이고 쌓여 지금의 흔적이 얼굴에 남은 것이리라. 그리고 때로는 깨지고 앞으로도 여러 번 방황하게 되겠지. 그럴수록 견디고 버텨 그녀 앞의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그 인내는 하마베 미나미만의 표정으로 깊이 남으리라. 그때쯤 되면 나는 팬으로서 한결 기쁜 마음을 가지고 미나미가 출연하는 모든 작품을 응원하게 되겠지(지금처럼 말이다). 그러니 부디, 좋은 영화와 드라마에 많이 나와주세요. 오랫동안 미나미의 연기를 보고 싶으니깐요. (아쉬운 작품 말고요. <약속의 네버랜드>라던지… 흑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