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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ertyoft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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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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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책 ・ 2021

평균 3.0

(전) 나는 '시'를 정말 안 좋아하는데 가끔 이런 시집을 발견하면 아니 어쩌면 내가 정말 하고 싶고 그리고 하고 있는 것은 사실 시 쓰기가 아니었나 하는 어색한 생각을 한다 동시에 그러면서 '시 쓰기'가 가지고 있는 안일하고 피상적이며 어딘가 가짜같은 어감에 절망한다 시는 사실 소설보다 아주 편리하며 겉멋이 든데다가 에둘러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나태하며 위선적 그러면서도 가장 솔직 그래서 놓지 못하는 것 (중) 요새 왜 이렇게 여기저기서 당사자성 서술이 밀려드는지 이건 그만큼 내가 나를 찾았다는 증거인지 아니면 알고리즘에의 잠식인지 어쨌든 간에 소름이 끼칠 지경입니다 (후) 최재원은 민사고 문과 출신에 프린스턴 물리학 및 시각예술 전공이며 미술비평을 하는 사람이다. 그녀가 말하는 당사자성과 몸으로부터의 탈피는 어떨까? 시인을 본 순간부터 시집이 궁금했다. 기대하는 바로 따지자면 정확히 4.0만큼 충족이 되었다. 동시에 내가 닿으려고 했으나 닿을 수 없었던 것들을 생각했다. 별로 속이 뒤틀리지 않는 것을 보면 꼬인게 많이 나았다. 최재원이 지향하는 바는 어느 정도 나와 닮아있다. 그렇지만 그건 현대 예술 담론이 나아가는 방향성에 지나지 않기도 하다. 여기서는 성공적이지만 미약한 당사자성이 성립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말하는 ‘여성’이다. 감사해서 송구스러울 정도의 당사자성이다. JM 쿳시도 <엘리자베스 코스텔로>에서 몸으로부터의 탈피를 말했지만 남성 작가가 서술하는 여성 화자의 몸에 대한 발화는 어딘가 어색하다는 것이 내 생각. 그런 면에서 아주 강한 당사자성이 성립. 마지막으로 ‘쓴다’는 것. 여성만큼이나 강한 당사자성 성립. 내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것들 중 가장 시끄럽고 볼드체이며 심장뛰게 하는 것은 "잘쓰고싶다" 라는 다섯 글자짜리 한 문장. 이 지점에서 나는 다시 (읽기 전)으로 되돌아간다. 어쩌면 내가 계속 하고 있는 것은 시쓰기가 아니었나. 그 많은 산문들은 사실 시였나. 그렇다면 나는 ‘나랑 하고 시픈게’ 대체 뭘까. 나는 그게 어쨌든 말보다는 글이며 너보다는 나이고 그렇지만 또한 악보다는 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