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yDay
2 years ago

침묵
평균 4.0
2024년 03월 10일에 봄
“서로 다른 삶의 간극에는 좁혀지지 못할 공백과 침묵만이” 공간의 여백이 아닌, 소리의 여백 활용이 뛰어나다. ‘침묵’을 통한 긴장감, 어색함, 갈등, 외로움 등의 감정선의 표현이 잘 보인다. 영화 내에서 존재하는 역설적인 부분이 많다. 번역가인 언니는 타지에서 그 어떠한 말도 외부인과 통하지 않으며 몸으로 통해 소통한다.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세 명의 인물들은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대화조차 길게 이어갈 수 없다. ‘에스테르’와 ‘안나’는 정반대의 인물이며, 서로 다른 모습에서의 간극을 ‘침묵’이라는 일부러 ‘스페이스 바’를 눌러 좁힐 수 없는 띄어쓰기를 하는 거 마냥 공백이 존재한다. 이상하게도 각 인물들은 그저 바디 랭귀지로 소통할 수 있는 인물들에게 위로를 받는 것에서 이 영화의 장점과 주제가 잘 드러났다 생각한다. ‘이렇게 죽고싶지 않아!’하고 외치던 ‘에스테르’의 마지막 모습은 영화 자체의 강제성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침묵을 유지하도록 입을 막아버리는 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