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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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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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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책 ・ 2011

평균 3.5

2012년 05월 24일에 봄

- 무라카미 하루키 / 이영미 옮김 '나는 대답한다. "그것은 내가 당신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을 모르고, 그러니 당연히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혹여 내가 당신의 마음을 이해했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당신이 나의 이야기를 당신 안에 유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 '그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그 당시 나는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좀더 제대로 된 말을, 뭔가 좀더 확실하게 마음이 담긴 말을 건넸어야 햇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내 머릿속에는 도무지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 세상 이별의 대부분은 그대로 영원한 이별이 되기 때문이다. 그때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은 영원히 갈 곳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 '그리고 나는 세상에서 그토록 티 없이 순수하고 행복한 정경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굳이 말하자면, 꾸밈없이 수수한 차림의 평범한 미국인 가족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고는 없었다. 흡사 가랑비 뿌리는 저녁나절의 번잡함 속으로 비쳐드는 한 줄기 햇살처럼 그들의 미소는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이 그들을 뭔가 다른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다. 내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그런 반짝임의 한가운데 깃든 어쩌면 애처롭기까지 한 행복이었을지도 모른다.' - '아무래도 개인적 교훈이란 얻으려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닌 듯하다. 그것은 불가사의한 도정을 지나 꽤나 당돌하게 별안간 머리 위로 떨어져내린다. 그리고 그 도정이 불가사의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해서 효용 역시 증폭되는 것 같다. 그런 교훈에 일반성이나 보편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