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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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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ago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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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

시리즈 ・ 2021

평균 3.1

한때 초반 회차 봤다는 이유로 고통받아서 다시 쓰는 리뷰.. 모든 1인 2역 남장여자물(ㅎ)의 고질적인 딜레마는 바로 이것이다. 이 드라마를 ^즐거워하며^ 보는 시청자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여성성을 그닥 사랑하지 않는다. 이건 클리셰적으로 흥미로울지 모르나 사실상 매우 폭력적인 장르이기도 하다. 뭐... 여성혐오적으로는 아주아주 완벽하긴 함. 남자의 <몸>과 남자의 <정신 혹은 성격>(???)을 연기하지만 사실은 내 안에도 <조신하고 예쁜 여성성이 아주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를 부각하기 위해 사실상 메인 캐릭터성을 죽이고 과도한 서브 캐릭터를 저 멀리서 굳이굳이 끌어온다. 그들은 멋지고 대담하고 심지가 곧은 면모를 버리고 한순간에 연약하고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듯한 한 떨기 꽃처럼 변모하며 남자 품에 안겨 이렇게 한탄하기 시작한다. 너무 힘들었다, 나도 여자다(???), 이게 나의 진짜다(???) 알고 보면 모든 게 자신의 진짜인데 치마 하나 두르고 분 찍어 발랐다는 이유로 갑자기 울고 짜고 약해지고 저렇게까지 무너진다고? 를 나는 이런 드라마를 지켜보며 자주 납득하기 어렵다. '여자된 기쁨'이 마치 '치마 입은 채로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에 있다는 듯이' 발광하는 과정을 보면 더 심신이 찌그러진다. 남자주인공은 확률상 게이일 가능성이 높고 그 하위로는 그나마 바이일 텐데, 갑자기 여자라서 다행이고 여자라면 오히려 좋아(?)란 태도는 더더욱 비웃기기만 하다. 이 드라마는 박은빈으로 시작돼 박은빈으로 끝날 것이다(아마도). 거기에 다른 남배우들이 끼어들 틈 같은 건 없다. 그들은 한 화면 안에서도 현저하게 호흡과 능력이 딸리니까.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박은빈, 그 중에서도 휘를 더 중점적으로 보게 될 거다. 사람을 속이기는 너무 쉽다. 겉을 약간만 바꿔치기 하면 이깟 사기엔 금방 넘어온다. 칼을 잡고, 갓을 쓰고, 말을 타고, 누군가의 우위에 선 채 아랫사람을 굴종시키는 캐릭터는 멋있지만 그런 모습 그대로 남자에게 안길 때, 본분을 망각하고 사랑에 집착하며 울 때 그는 한층 더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그 타이밍에 맞춰 연출자는 (보란듯이 여기 연기 잘하는 배우 좀 보라며 대령하듯) 혼란스러운 얼굴로 덜덜 떠는 '담이'라는 캐릭터를 데려다놓는데 이 지점에서 연모는 한 번 더 우스꽝스러워진다. 결론적으로 나는 시청자가 휘라는 캐릭터에만 니즈를 발휘한다는 걸 안다. 이 배역에만 백타 동할 것이라는 것도. 박은빈이 담이의 얼굴을 내보일 때 섬세하게 연기 잘한다, 예쁘다는 가벼운 평 정도는 던지겠지만 그 이상의 이끌림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라는 것도. 보수적이고 모든 게 엉망진창인 제작진과 kbs는 눈 가리고 아웅하며 모른 척 하겠지만 이런 빤한 수가 지겹고 염증 생길 지경이라는 걸 만드는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싶다. 평범하고 무난한, 늘 그런 표정 말고 여성배우의 비범한 얼굴을 난 갈망한다. 여성들이 맡는 역은 대개 재미없어서 같은 여성에게 발견될 일이 거의 없는데, 이런 역할을 해야만 굳이 발굴된다는 것도 참 한편으론 서글프다.(스펙트럼이 넓고 연기가 뛰어나지만 박은빈의 이미지는 하나로 고정돼 있음) 연모가 끝나면 웬만하면 앞으론 거의 안(못)볼 얼굴. 휘는 흥미롭지만 담이에겐 정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난 이 드라마가 더 아쉽다. ___ 6화에서 하차함. 더 이상 전통적인 여성상은 그대로 내놓기가 구려서 젊은 여성시청자한테 안 팔리니까 오히려 한 번 꼬아서 여남 클리셰를 비트는 작품을 제작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럴수록 주체적인 척하는 모든 연출이 더더욱 구려보임. 저 차림새와 저 지위를 부여해놓고 챙김과 구함을 당하는 여주를 볼 때마다 표정이 구려지고 메인이 왕세자임에도 위계질서가 너무 개망한 작품이라 시청할 때마다 ???스러워짐. 세자가 여자이기 때문에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놨나 싶을 정도. 많은 판타지 사극을 봤지만 이렇게 왕권에게 박박 기어타는 드라마 처음 봄... 일단 작가가 사극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고증을 전혀 모른 채 껍데기만 가져와서 쓴 게 너무 티나고 연출은 꽃남과 비빌 수 있을 만큼 유치함. 시도때도 없는 아련한 브금과 근본도 없는 스토리 눈물남. 무엇보다 문제인 건 박은빈 빼고 연기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점. 혼자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수준(연모 안에서 유일하게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함) 남배들 역량은 그에 비해 매우 딸림. 오랜 과거 원작을 가져왔고 설정을 약간 고칠 수 있었다면 차라리 권력 암투에 집중하거나 로맨스를 조금 덜어내고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 구성을 해봤어도 좋았을 것 같음. 어차피 후반으로 가면 왕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초반은 정말 식상함. 여성한복 입히는 건 갈수록 쪽팔리니까 겉만 곤룡포 입히고 하던 짓을 그대로 하겠다는 선포 지긋지긋함. 후진 기방 연출 못 잃는 점도. 그 외로 남주가 남윤수고 서브가 로운인 게 더 매력적인 선택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