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7 years ago

우게쓰 이야기
평균 3.9
흑백의 좁은 화면비가 무색하게 공간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 카메라는 기어이 정서에까지 닿는다. 움직임으로써 현실과 환상을 이어내고, 정지로써 폭력과 외설을 드러내는 유령적인 탐색. 프레임의 제약이 무너진다. 아름답디 아름다운 장면들이건만 실상 참혹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 영화가 빚어낸 환영적 재현의 황홀함은, 현실의 비극이 만든 환상에 빠져든 인물들의 삶과 꼭 닮았다. 여성의 희생을 제물로 삼은 듯 현대적인 관점에선 비록 지나친 접근처럼도 보이나, 비참한 시대의 희생 자들을 목도하고자 심리와 사회를 유려하게 엮어내는, 미학적인 시선만큼은 여지없이 빛난다. 노골적으로 파헤치는 법 없이 그저 짙은 안개, 흔들리는 물 위에 놓인 위태로운 배와 사람. 그만치 혼란한 생과 사의 경계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