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필립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평균 4.3
이동진 평론가를 좋아하면서도 가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한 명의 평론가가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건 아닌가? 하필 그 한 명이 이동진이어서 다행이지만 말이다. 미국도 Roger Ebert가 있고 영국도 Mark Kermode가 있다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동진이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인지도만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평론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죄다 마블 영화만 보면 안 되듯이, 이동진만큼 대중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평론가가 한 두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 요즘에는 유튜브, 각종 방송 등에 꽤 인기를 끄는 리뷰어, 평론가들이 많으니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겠다. 영화당의 파생 상품 정도로 생각했던 파이아키아는 단기간에 무섭게 성장했다. 영화당 시절보다 훨씬 파급력이 강하고, 조회수가 높다. 이처럼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갖춘 지식인이 얼마 없으리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한 방송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 스스로가 걱정된다. 영화당은 내가 관심 있는 영화가 나올 때가 아니면 매 회차를 챙겨보진 않았는데, 파이아키아는 웬만하면 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 영화관이 빠른 속도로 이동진 평론가에게 영향을 받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영향은 여러 사람에게 받아야지, 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받으면 나의 주체적인 시각은 사라지기 쉽다. 심도 있게 영화 얘기를 떠들어대는 다른 채널들을 파이아키아만큼 보면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나, 그만한 방송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영화 관련 서적을 많이 찾아보는 게 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