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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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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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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 난다

영화 ・ 1957

평균 3.7

2025년 02월 02일에 봄

“인물의 감정선 따라 밟아가는 카메라 워킹” 영화가 참 많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그렇기에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보리스’와 날아가는 학을 보았던 그 자리 그대로에서 보리스와는 웃으며 달려가지만, ‘마크’와는 그러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이미 둘은 이어질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을 위에서 아래로 찍으며 두 인물 간의 모습들을 잘 나타내었다 생각했다. 부모님을 잃은 ‘베로니카’의 PTSD에서 ‘마크’라는 인물 역시 전쟁의 무기와도 같이 두려움을 가지는 대상이며 둘의 몸싸움에서 보여주는 카메라의 각도와 자연스러운 장면의 이동이 분위기를 더 고조시킨다. 더욱이 극찬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은 ‘보리스’가 총에 맞은 후 쓰러져갈 때 하늘에 뜬 태양과의 거리를 멀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관객이 느끼기에도 ‘보리스’가 뒤로 넘어져가는 느낌을 온전히 받도록 하며, 나무를 잡고 버티려고 했던 보리스의 시선과 행동이 관객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카메라 앵글을 돌린다. 빠르게 돌아가는 앵글은 함께했던 과거와 상상하는 미래를 마치 시곗바늘이 돌아가는 거 마냥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한 이 연출에 감탄했다. 간호사로 일하다 들려온 다른 군인의 이야기에 자신 역시 그 처지가 된 것 같아 자살을 시도하지만, ‘보리스’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살아갈 희망을 가진다. 이후로 ‘보리스’의 소식이 전해지며 빠르게 전개된다. 영화는 ‘베로니카’의 주된 이야기로 흘러간다. 전쟁의 참상에서 겪어야만 하는 남은 자들의 기다림과 고통, 또 군인들의 희생도 담았다. 인물들의 감정을 담을 때면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공허한 눈을 비추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각도에서 장면의 분위기를 완벽히 담는다. 인물들의 배치 또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연출이 대단하다. 마지막 엔딩과 초반에서의 ‘베로니카’가 군중을 뚫고 달리는 장면, 끝내 닿지 못했던 두 장면. 엔딩에서는 그럼에도 떠나간 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또 할 거라는 다짐과 함께 날아가는 ‘학’에서 보여주는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눈부시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