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드
5 years ago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평균 3.5
이동진이란 이름이 주는 기대감이 큰데 결국 다 읽으면 그 기대감에 못 미쳐 실망하게 됩니다. 평론집이라는 단어를 너무 크게 봐서도 안되겠지만 여기저기 붙이기엔 범위가 상당히 좁은 말이기도 해서 그만큼 붙이고 쓰는 사람이 해줘야하는 것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훌륭하진 않습니다. 아카이브처럼 여기저기에 써놓은 글을 모아서 펴냈는데, 이게 그렇다보니 평론집을 관통하는 하나의 통일성의 면에서, 물론 그게 반드시 그래야하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글들이 중구난방으로 배치해 있어 글간의 격차가 심합니다. 좋게 본 영화만을 싣기보다 좋지 않은 영화도 충분히 가져올 수 있겠다만 이 책에선 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예로 더 좋게 봤을 영화들을 두고 굳이 <태양의 눈물>이나 <포화속으로> 등을 건드리는 건 그저 지금까지 쓴 글을 아카이브화하는 용도로만 보여 썩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정말 의미있는 책이겠지만 사실 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선 봐왔던 것들이지만 두 번 볼 필요는 없는 글이라 계속 생략하게 되고, 특히 예를 들면 최근 자주 읽은 어바웃 시네마에 기고한 글을 건너면 책의 1/4이 사라지는데, 그냥 발췌독을 하면서 좋아하는 영화를 찾아 가면 이번 책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글은 언제나 흥미롭기에 괜찮을 듯합니다. 특히나 정교하게 만든 책의 제본 마감 방식이 이 책은 한번에 다 보는 게 아니라 꽂아두고 읽는 책이라는 걸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