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민철
11 days ago

카우
평균 3.7
인간의 오만한 동정심을 배제하고, 원초적인 생명의 탄생과 비극을 관조하는 르포르타주. 자연, 동물을 대상화하여 교훈을 넣는 여타의 자연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벗어나, 오직 피사체와 촬영만으로 극도의 몰입을 이끄는데 집중한다. 젖소 '루마'의 거친 숨결과 진흙투성이 몸, 그리고 커다란 눈망울을 마주하는 카메라의 차가운 미장센과 날것의 사운드가 인간의 잔혹한 시스템에 관객도 공범임을 체험케 한다. 스토리 없이 피사체의 나열에만 머물기에 작품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어떤 작위적인 개입 없이 오직 시네마의 시각적 본질로 인간의 이기심을 바라보게 한다는 점. 결코 잊을 수 없는 검은 눈망울이 주는 무게다.